고물가에 지갑 닫혀…외식업계 침체 뚜렷

2분기 전국 외식경기동향지수
75.60으로 전분기 대비 3.68p↓
울산 숙박·음식 생산지수 4.9%↓
1~3월 전력 사용량·매출도 줄어
소매판매액지수 감소폭 전국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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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 이후 개선 흐름을 보이던 소비심리가 다시 악화하며 지역 외식업계의 침체가 두드러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4년 2분기 전국외식산업경기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75.60으로 전분기 대비 3.68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지난 2022년 1분기 85.76을 기록하고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오다 지난 2024년 1분기 반등했지만, 1분기 만에 다시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을 경우 전년 동분기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업체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종별 현재지수를 살펴보면, 모든 외식산업 업종에서 지난 1분기 대비 경기지수가 하락했다. 주점업이 70.93으로 가장 낮았고, 기관 구내식당이 99.1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전국적인 외식업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 지역 외식업체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최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울산의 서비스업 생산지수 중 ‘숙박 및 음식점업’의 생산지수가 전년동기에 비해 4.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1~3월에 울산지역 ‘음식점 및 주점업’에서 사용한 전력량과 매출도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전력 사용량에서도 나타난다.

 15일 본보가 한국전력공사 ‘산업분류별 법정동별 전력사용량’을 확인한 결과 1분기 울산의 대표 상권인 남구 삼산동 ‘음식점 및 주점업’으로의 전력 판매량은 163만7114㎾에서 154만9121㎾로 줄었다. 판매 요금도 2억3631만원에서 1억8363만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중구 성남동도 전년 동기(39만9122㎾)에 비해 15.9% 감소한 33만5492㎾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며 지역 소비자들의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데 반해 식품 원자잿값과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 생산성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분기 울산 지역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7.9% 감소하며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감소 폭을 나타냈다.

 여민선 울산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비필수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중장년층, 노년층이 많은 울산의 소비시장에선 경기 변동에 소비 심리가 크게 영향을 주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침체가 지속되면서 소규모 외식업체들은 객장 영업 대신 배달 전문점으로의 전환을 꾀하거나 새로운 트렌드를 빠르게 선점해 확장하는 등 생존을 위한 저마다의 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역 외식 업체가 사용한 전력량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에 비해 울산의 상반기 음식점 도시가스 판매량은 전년 대비 3% 이상 증가한 것이 이를 드러낸다.

 여 교수는 “경기 불안정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선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적용하는 등의 마케팅 전략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방법의 하나로 팬데믹 시기 트렌드로 자리 잡은 배달 전문점으로 업종을 변환하거나 간편식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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