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대출규제…전년比 가계빚 증가율 역대 최저

유효송 기자 2022. 11. 2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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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한 은행에 붙은 금리 안내문/사진=뉴스1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과 이에 따른 금리 상승, 대출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3분기 가계대출이 소폭 감소했다. 전년 동기대비 증감액과 증감률은 모두 역대 최소 수준이다. 대출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1년전 대비 전체 가계신용(빚) 증가율은 지난해 부터 5분기 연속 하락해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이용액 등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말 대비 2조2000억원(0.1%) 증가한 187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5조5000억원) 보다 증가규모가 큰 폭 축소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5조100억원(1.4%) 증가하는 데 그쳐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소 증가폭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년 말 대비 7조7000억원 증가했다. 2003년(-1조2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작은 규모다.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가장 큰 가계대출은 전분기보다 3000억원 감소한 1756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사상 처음으로 8000억원 감소한 후 1분기 만에 다시 증가 전환했다가 이번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는 3000억원 감소했는데 이는 역대 최소 및 역대 최초 감소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축소되고 대출금리 상승과 대출규제 지속 등으로 기타대출도 감소하면서 가계대출이 감소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전분기 대비 6조5000억원(0.6%) 증가한 100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8조7000억원)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축소됐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36조3000억원(3.7%) 늘면서 역대 가장 낮은 증가폭을 보였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은 전분기 대비 6조8000억원(-0.9%) 줄어든 74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감소폭(7조9000억원) 보다는 감소폭이 축소됐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24조5000억원(-3.2%) 줄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모두 감소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2조5000억원(-0.3%) 감소한 902조9000억원을 나타냈다. 주택담보대출은 소폭 늘었으나 기타대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감소폭이 전분기(-1000억원) 보다 확대됐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6000억원(-0.2%) 감소한 34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기타금융기관은 기타 대출이 늘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은 504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8000억원(0.6%)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폭은 전분기 보다 축소됐으나 기타대출이 증가 전환하면서 증가폭도 전분기(1000억원) 보다 확대됐다.

카드이용액 등 판매신용 잔액은 전분기 보다 2조5000억원 늘어난 11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증가폭은 전분기(4조7000억원) 보다 큰 폭 축소됐지만 1년 전에 비해서는 13조2000억원(13.2%)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은은 대출규제 완화와 대출 금리 인상, 주택 시장 부진 등으로 가계 대출 증감 요인이 함께 있어 가계대출 감소세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들어 가계신용 증가율이 한자릿수에 그치고 있고 증가세 자체도 둔화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연착륙을 판단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대체로 안정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가계신용의 흐름에 대해서는 증감 요인이 혼재돼 있다"며 "일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풀고 있어 가계신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반면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대출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주요 규제는 이어지고 있어 가계 신용 증가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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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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