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맛피아' 식당 어디야?… '고급 식당' 찾아 지갑 여는 소비자들 [뉴스+]

박세준 2024. 10. 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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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 예약 폭증
고급 식재료 ‘파인 다이닝’ 검색도 급증
편의점·유통·식품업계도 관련 매출 급상승
K푸드 전반 위상 높아져… 외신서도 관심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흑백요리사)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외식·식품 등 먹거리 업계의 반응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예약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고, 방송에 나왔던 메뉴의 밀키트나 식재료에 대한 소비도 늘고 있다.

사진=나폴리 맛피아 인스타그램
9일 식당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캐치테이블’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흑백요리사 방송 이후 출연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의 예약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흑색요리사 셰프의 식당 검색량은 전주 대비 74배 상승했고, 식당 저장 건수는 같은 기간 1884% 급등했다. 출연자들의 식당 평균 예약 증가율은 148%였고, 그 중 한 곳은 예약건수가 4937.5%나 폭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요리사 에드워드 리(왼쪽부터), 트리플 스타, 정지선, 요리하는 돌아이, 요리사 장호준, 이모카세 1호, 최현석, 나폴리 맛피아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한 식당은 최강록 셰프가 운영하는 ‘네오’였다. 2위는 철가방요리사로 출연한 임태훈 셰프의 ‘도량’, 3위는 트리플 스타(강승원 셰프)의 ‘트리드’가 뒤를 이었다.

출연자들 관련 식당 외에도 외식업계 전반으로 낙수효과가 퍼지는 모양새다. 최근 경기불황과 고물가 등의 여파로 이른바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가 낮은 메뉴만 고집했던 소비자들이 고급 식당에 관심을 갖고 마음을 열게 됐다는 계 업계의 분석이다.

빅데이터 기반 키워드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지난달 ‘파인 다이닝(Fine Dining)’의 네이버 검색량은 16만5200건으로, 흑백요리사 방영 전인 8월(1만9700건) 대비 738.5% 증가했다. 10월 들어 1주일간의 검색량은 6만8200건으로 전월 동기 대비 1521.2% 급등했다. 파인 다이닝은 고급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최상의 서비스로 제공하는 고급 식당을 부르는 말이다.
‘흑백요리사’에서 화제가 된 나폴리 맛피아(왼쪽)와 그의 디저트 ‘밤 티라미수 컵’. CU 제공
편의점 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흑백요리사 출연진 나폴리 맛피아(권성준 셰프)와 손잡고 ‘밤 티라미수 컵’을 오는 12일 선보일 계획이다. 해당 메뉴는 편의점 메뉴를 이용한 경연에서 나폴리 맛피아가 CU의 연세우유 마롱 생크림빵, 헤이루(HEYROO) 맛밤 득템 등을 사용해 만든 디저트로, 경연에서 1위를 차지했다. 

GS25도 출연자들과 협업한 간편식 ‘편수저 시리즈’를 출시하기로 했다. ‘이모카세’(이모+오마카세) 열풍을 일으킨 김미령 셰프의 보쌈 수육과 밑반찬 시리즈, 프렌치토스트 샌드위치와 함께 조광효 셰프의 쓰촨 요리 라즈지와 해물누룽지탕, 임태훈 셰프의 마라샹궈와 유산슬밥, 장호준 셰프의 오뎅탕과 소고기 대파 우동 등을 선보인다.

유통업계에서는 마켓컬리가 인기 셰프들의 대표 메뉴를 모은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가정간편식(HMR)부터 디저트, 반찬, 샤퀴테리 등 50여개의 상품을 모았다. 특히 최현석 셰프의 파스타·스테이크 등 17종의 상품은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의 판매량이 방송 전 동일기간(9월1∼16일) 대비 33% 늘었다고 한다. 
캐치테이블, 흑백요리사 방송 출연 셰프 식당 트렌드 공개. 캐치테이블 제공
식품업계에서는 오뚜기의 참기름과 들기름이 방송에 등장하며 광고 효과를 봤고, 농심의 경우에는 라면 ‘너구리’를 활용한 레시피가 방송을 타며 홍보 효과를 누렸다. 

또 네이버 지도는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의 식당 리스트를 공개하면서 서비스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티맵과 카카오맵 등에서도 흑백요리사를 입력하면 출연진들의 식당을 안내하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국내 식품기업의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우리나라 먹거리 업계가 전반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흑백요리사가 한줄기 빛이 되어준 느낌이 있다”면서 “한식의 특정 메뉴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식 파인다이닝과 한국식 중식, 한국식 디저트 등 K푸드 전반에 대한 인식과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흑백요리사 열풍은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는 한국 예능 최초로 3주 연속 글로벌 톱텐(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를 달성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 4개국 1위를 포함해 총 18개국에서 Top 10에 오르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외신도 인기 현상을 주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흑백요리사의 인기 현상을 소개하며 “팬데믹 이후 어려움을 겪던 한국 외식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해당 셰프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예약이 급증하고 있고, 편의점 재료로 만든 티라미수 영상 등 프로그램 속 화제의 명장면은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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