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의자 한계 넘는다”…바디프랜드, 로봇으로 판 키운다 [현장+]

제품 시연의 일환으로 헬스케어 로봇이 음악에 맞춰 군무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이유리 기자

비트감 있는 음악에 맞춰 6대의 대형 헬스케어 로봇이 일제히 군무를 펼친다. 가전 전시장이 아닌 로봇 연구소를 연상시키는 이곳은 바디프랜드의 신제품 ‘웨어러블 AI 헬스케어로봇 733’ 론칭 현장이다. 양팔과 양다리가 음악에 맞춰 독립적으로 구동되며 정교한 마사지 동작을 구현하는 모습은 바디프랜드가 지향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의 실체를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24일 서울 도곡타워에서 열린 론칭 컨퍼런스에서 곽도연 공동대표는 “바디프랜드는 이제 단순한 안마의자 기업이 아닌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인류의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헬스케어 테크 기업’”이라고 선언했다. 안마의자 중심의 시대를 지나 AI와 로보틱스가 결합된 ‘헬스케어 로봇’ 시대의 개막을 공식화한 것이다. 곽 대표는 이어 “약 5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연간 최대 1만 대 판매 목표를 달성해 글로벌 표준을 개척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술 집약체 ‘733’...2세대 로보틱스로 무장

신제품 ‘733’은 바디프랜드의 창립기념일(2007년 3월 3일)과 ‘인류 건강 수명 10년 연장’이라는 비전을 상징하는 플래그십 모델이다.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2026에서 선공개돼 혁신상을 수상하며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733은 전신을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로보틱스 기술과 초개인화된 AI를 결합한 ‘웨어러블 헬스케어 로봇’을 표방한다. 기존 1세대 기술이 좌우 다리의 독립 구동에 그쳤다면, 2세대 로보틱스는 발목의 상하 회동과 고관절 상승 구조를 새롭게 적용해 하체 가동 범위를 비약적으로 넓혔다. 팔 마사지부 역시 에어백 슬라이딩 기술을 통해 정밀한 전신 스트레칭이 가능한 로봇 구조를 완성했다.

헬스케어 로봇이 음악에 맞춰 군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이유리 기자

특히 세계 최초로 도입된 스탠딩 기능은 제품이 스스로 기립해 사용자의 착석과 기립을 물리적으로 보조한다. 이는 안마의자를 단순 휴식 기구에서 고령화 시대의 생활 보조 로봇 영역으로 격상시킨 핵심 기술로, 하드웨어의 진화가 사용자의 생활 양식을 변화시키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경험 고도화에 집중했다. 사용자의 나이, 성별, 체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사주와 MBTI 등 개인적 특성을 반영한 테마형 마사지까지 구현했다. 바디프랜드는 향후 생성형 AI가 탑재된 ‘AI 프로’ 버전을 통해 대화형 인터페이스와 실시간 맞춤형 케어 서비스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포화된 시장 돌파구는 'IP 비즈니스'

바디프랜드가 이토록 로보틱스 기술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국내 안마의자 시장의 급격한 포화가 자리 잡고 있다. 가전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가격 및 렌탈 중심의 경쟁이 고착화되면서, 단순 하드웨어 제조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세라젬이 ‘의료기기’ 정체성을 강조하며 인테리어 가전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바디프랜드는 하이테크 로보틱스 전략으로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현재 국내 마사지체어 시장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자사 제품 중 로봇 기술 기반 비중을 82%까지 끌어올리며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 로봇으로의 전환은 이제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기업 생존을 위한 핵심 열쇠가 된 셈이다.

곽도연 바디프랜드 공동대표가 ‘웨어러블 AI 헬스케어로봇 733’ 론칭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유리 기자

기술적 해자를 구축하기 위해 바디프랜드는 2025년까지 누적 1832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했다. 총 794개의 특허(상표·디자인 제외)를 확보했다. 특히 2025년 3분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5.8%로 최근 3년 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기술 중심 경영의 의지를 수치로 증명했다. 윤상만 제품기획본부장은 “733은 역대 최대 수준인 35개의 실시 특허가 적용된 R&D 성과의 집약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식재산권(IP) 자산은 제품 판매를 넘어 ‘기술 수출(라이선스)’이라는 고부가가치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두 다리가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핵심 로보틱스 기술을 글로벌 제조사에 라이선스 형태로 제공하는 사업은 본격화 1년 만에 기술 수출 실적 기준 전년 대비 10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기술 자산화를 통해 로열티를 확보하고 AI 기반으로 사용자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는 점도 주목된다. 이렇게 확보된 데이터는 향후 보험, 맞춤형 영양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되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가치 중심' 프리미엄 시장 공략

글로벌 안무가 카니가 바디프랜드 신제품 ‘웨어러블 AI 헬스케어로봇 733’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유리 기자

물론 고물가 기조 속에서 1290만원에 달하는 신제품의 가격 저항선을 넘는 것은 당면한 과제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가격은 결국 가치의 문제”라며 신제품이 기존 마사지체어와는 카테고리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신 구동과 AI 기반 건강관리 기능을 갖춘 만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마케팅 전략 역시 강력한 제품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향으로 설정됐다. 경쟁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독보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중심으로 차별성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안무가 카니와 협업한 캠페인을 통해 제품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며 ‘제품력이 곧 마케팅’이라는 전략을 실천한다.

로보틱스 IP와 하드웨어 경쟁력을 결합한 바디프랜드는 이제 공격적인 글로벌 외연 확장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곽 대표는 “고가 제품 시장 규모는 약 400억~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지만 733은 이를 상회하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연간 판매 목표는 국내외를 합쳐 최소 5000대에서 최대 1만대 수준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법인과 글로벌 딜러사들이 한국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며 이미 일부 선주문까지 진행된 상태”라며 “향후 글로벌 수출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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