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9가구 초대형 단지인데..." 1300여 가구 신축이 유령단지로 남은 이유

충남 천안시 동남구 원성동에 위치한 총 1579가구 규모의 e편한세상 천안역은 입주를 시작한 이후에도 상당수 세대가 비어 있는 상태가 이어지며 지역 부동산 시장의 대표적인 미입주 사례로 꼽히고 있다.

단순한 미분양 문제가 아니라 사업 방식 변경과 금융 조달,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완공된 대단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이례적인 상황에 지역 주민들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이 단지는 당초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 방식으로 추진됐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세대를 리츠가 매입해 일정 기간 임대로 운영한 뒤 일반분양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공사비 상승과 사업성 악화로 조합원 부담이 예상보다 커지자 조합은 사업 방식을 일반분양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사업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기존 계약 정리와 자금 조달 문제가 한꺼번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사업 방식 전환 이후 조합은 일반분양을 추진하려 했지만, 기존 리츠 계약 해지에 따른 반환금과 각종 금융 비용을 마련해야 했다.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이 필요해지면서 금융권 협의가 길어졌고, 일반분양 일정도 계속 미뤄졌다.

이 때문에 입주가 시작된 이후에도 상당수 세대가 비어 있는 상황이 이어졌다.

사업 정상화를 가로막은 또 다른 변수는 조합과 시공사 간 책임 범위를 둘러싼 갈등이었다.

조합은 최종 사용승인까지 시공사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시공사 측은 계약상 의무는 임시사용승인 단계까지 이미 이행했다고 맞섰다.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후속 절차 역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실제 입주한 세대가 존재하고 건물 자체도 완공된 상태다.

다만 정상적인 일반분양과 입주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대규모 공실이 발생했고, 야간에는 불이 켜진 집이 많지 않아 지역 주민들에게 이색적인 풍경으로 비춰진 것이다.

e편한세상 천안역의 향후 일반분양 성사 여부는 천안 원도심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업 구조가 정리되고 금융 문제가 해결될 경우 대규모 신규 공급이 본격화될 수 있지만,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조합원 부담 증가와 자산 가치 훼손 우려도 커질 수 있다.

결국 이 단지는 단순한 미분양 사례가 아니라 사업 방식 변화가 얼마나 큰 후폭풍을 낳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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