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망해간다? 위기를 보여주는 9가지 시그널

모델 Y 주니퍼 <출처=테슬라>

한때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였던 테슬라가 점차 지위를 잃고 있다. 기업 가치를 높이며 전기차 혁신을 주도했던 테슬라는 최근 들어 판매 부진, 이미지 실추, 기술력 정체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적 행보와 극단적 발언은 소비자와 투자자의 신뢰를 급속히 떨어뜨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흐름이 지속된다면 테슬라는 조만간 시장 지배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다음은 테슬라의 위기를 보여주는 9가지 징후다.

모델 Y <출처=테슬라>

1.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움직임
트럼프 행정부는 재임 초기부터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테슬라뿐 아니라 미국 전체 전기차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조치다. 테슬라는 미국 내 생산으로 차량 1대당 최대 730만 원의 세액 공제를 받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는 약 1100만 원의 구매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보조금 폐지 시 테슬라의 가격 경쟁력은 급격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

영국 지하철에서 포착된 안티-일론머스크 광고 <출처=@EsheruKwaku>

2. 미국과 유럽에서 확산되는 반(反) 머스크 정서
일론 머스크의 극우 성향 발언과 정치 개입은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다. 독일에서는 극우 정당 AfD에 대한 지지 발언으로 소비자 반발이 커졌고, 기가 팩토리 앞 시위도 벌어졌다. 독일 언론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4.2%가 테슬라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답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유럽뿐 아니라 북미, 중국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불타는 테슬라 슈퍼차저 <출처=ABC 뉴스>

3. 글로벌 판매량 급감
2025년 들어 테슬라의 판매량은 전 세계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에서는 12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60~70% 급감했고, 중국 역시 2월에만 49% 감소했다. 미국 시장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1월 기준 11% 하락했다. 테슬라는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무이자 할부, 슈퍼차저 무료 혜택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신차에 대한 수요 자체가 위축되고 있어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모델 3 <출처=테슬라>

4. 중고차 시세 하락
머스크의 이미지 악화로 인해 중고 테슬라 시장도 타격을 입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이유로 차량을 급히 처분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모델 Y 평균 시세는 약 876만 원 하락했으며, 그 이전인 2023년 대비로는 2920만 원 이상 떨어졌다.

모델 Y 주니퍼 <출처=테슬라>

5. 테슬라에 불리한 트럼프의 무역정책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를 지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역정책은 테슬라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캐나다·멕시코·EU에 대한 관세 강화는 부품과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테슬라에 직접적인 부담이 된다. 테슬라 차량의 약 25%는 멕시코에서 부품을 조달하며, 캐나다산 부품도 사용되고 있다. 최근 캐나다는 관세 보복 조치로 테슬라 제품에 대해 보조금 제외 및 100% 관세 부과 방안을 발표했다. 제조원가 상승은 수요 위축과 맞물려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모델 3 <출처=테슬라>

6. 테슬라 주가 폭락
테슬라 주가는 최근 두 달간 절반 가까이 하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12월 최고가였던 480달러(약 70만 원)에서 3월에는 222달러까지 떨어졌고, 현재는 250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주가 폭락은 브랜드 신뢰 하락과 미래 사업 불확실성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자동차 사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사업의 불확실성은 리스크로 작용한다.

로보택시 사이버캡 <출처=테슬라>

7. 저가형 전기차 개발 무산
테슬라는 대중적인 전기차 출시 역시 기대를 모았지만, 실상은 모델 Y의 하위 트림 출시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기존 모델 Y의 생산 원가를 20% 낮춘 새로운 변형 모델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핵심 플랫폼이나 배터리 기술에는 변화가 없다. 멕시코 생산 모델 3처럼 기능을 줄인 저가형일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신차가 아닌 ‘변형 모델’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로보택시 사이버캡 <출처=테슬라>

8. 사이버캡 자율주행 택시 사업의 불확실성
테슬라는 자율주행 택시 ‘사이버캡’으로 운송 산업의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 확보는 요원하다. 사이버캡의 초기 생산량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단기적인 실적 개선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애초에 비용 절감을 위한 Gen-3 플랫폼 차량이 제외된 점도 리스크를 키운다. 향후 2년 내 미국 생산량 2백만 대 달성 역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모델 Y 주니퍼 <출처=테슬라>

9. 경쟁사의 기술력 추격 가속화
한편, 테슬라는 배터리 핵심 기술인 4680 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으로 한계를 드러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고밀도 LFP 배터리와 800V 초급속 충전 기술을 빠르게 상용화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근 모델 3의 경쟁 차종인 CLA 전기차를 공개하며 충전 속도와 주행거리에서 테슬라를 앞질렀다. 현대차역시 800V 시스템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다변화됨에 따라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은 점차 흔들리고 있다.

모델 X <출처=테슬라>

테슬라는 여전히 많은 기술력과 자산을 보유한 기업이지만, 현재의 위기 국면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시장 주도권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 일론 머스크의 리더십 리스크와 전략 부재, 그리고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의 변화가 향후 테슬라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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