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으로 이직하는 '커리어 피버팅'..사이드 프로젝트부터 시도하라

바야흐로 이직과 프리랜서의 시대다. 향후 일자리 시장 역시 정규직을 늘리기보다 비정규직의 대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소속된 '직장'이 중요하던 시절에서 자신이 보유한 전문성, 즉 '직업'이 중요해지는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소속된 조직에서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며 시장에서 수요가 있는 직업을 찾아 전환을 시도한다. 여기서 '커리어 피버팅(career pivoting)'이 중요해진다. 커리어 피버팅이 무엇일까? DBR 313호에 실린 아티클을 통해 커리어 피버팅의 정의와 함께, 커리어 피버팅을 하는 전략을 알아보자.


커리어 피버팅의 등장과 정의

세계경제포럼에서 일자리에 대해 논의를 하면서 커리어에도 피벗*이라는 용어가 적용됐다. 핵심은 바꾸는 것의 대상이 직장이 아닌 직업이라는 점이다. 이전에 갖고 있던 경험을 일정 부분 살려서 의도적으로 직업을 바꾸는 경우를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환자를 보던 의사가 의학이라는 전문 분야의 '축'은 유지하면서 언론사로 옮겨 의학 전문 기자가 되거나 제약회사로 옮겨 신약 개발 등을 담당하는 경우다.

*피벗(pivot)은 축을 중심으로 방향을 회전시킨다는 뜻이다. 보통은 스타트업에서 초기 비즈니스 모델 혹은 사업 전략을 수정할 때 피벗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앞으로 왜 커리어 피버팅이 중요해질까?

과거 직장인들이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회사에 충실하게 다녔던 것은 직장에 다니는 동안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믿음과 기대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자료(2014년)에 따르면 대졸 신입 사원 1000명 중 7.4명만 임원 승진을 하며, 대기업은 4.7명이다. 모두 1%가 안 되는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에서 정해준 커리어 사다리를 올라가기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주도적으로 자기만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경우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커리어 피버팅의 세 가지 방식

만약 직장에 다니다 공무원 시험을 보거나, 로스쿨에 입학한다면 커리어를 바꾼 예이지만 엄밀한 뜻에서 커리어 피버팅은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길을 간다는 점에서 커리어 변화로 보는 게 맞다. 피버팅은 중심축을 유지하면서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위험을 부담하느냐에 따른 커리어 피버팅의 세 가지 방식을 살펴보자.

첫 번째는 고위험 커리어 피버팅​이다. 2020년 세계적인 제약사 중 하나인 MSD는 한국지사 항암제 사업부를 맡던 최재연 전무를 대만 MSD 대표로 선임했다. 최 대표는 독특한 커리어 피버팅을 반복적으로 시도해왔다. 이전 직장에선 인사 담당 임원, 중국 지사 영업 매니저를 거쳐 마케팅 임원을 맡았다. MSD로 오면서 전에 해보지 않은 업무인 대외협력 업무 담당의 임원으로 왔다. 당시 주변에선 너무 위험도가 크다고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앞서 커리어 피버팅에선 중심축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최 대표의 축은 경영자로 성장하고 싶은 열정이다. 따라서 인사나 대외협력 업무로 방향 전환을 하며 '커리어 사다리' 위가 아닌 '커리어 정글짐'의 옆으로 움직이며 넓이와 깊이를 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밟아왔다. 최 대표는 위험을 감수하되 자신의 열정이 있는 분야로 피버팅해야 함을 강조한다.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열정 없는 분야로 전환하는 것은 의미도 없고 실패 위험도 더 커진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중간 위험도를 가진 전략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전략​이다. 30대 중반의 조희연 씨는 비서로 일을 시작했지만 평소 관심을 갖던 홍보회사로 이직했다. 몇 년 후 기업 내부를 경험해보고 싶어 글로벌 기업 홍보팀으로 입사한다. 이곳에서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에 관심을 갖고 비영리 기구와 함께 프로젝트를 하다가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임팩트라는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돼 비영리 기구로 옮겨 2년을 일하게 된다.

당연히 기업에 비해 연봉이나 복지 혜택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수했지만,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경험을 쌓는 데 더 큰 의의가 있었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그는 최근 벤처기업의 지속가능성 매니저로 성공적인 커리어 피버팅을 했다. 회사에서 정해주는 업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지속해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이전에 하던 경험을 살려 조금씩 방향 전환을 시도한 결과 지속가능성 전문가로 성장하게 됐다.

세 번째는 엄밀한 의미에서 그 자체로 커리어 피버팅이라 보기 힘들지만 향후 많은 사람이 시도할 방법이다. 최소한의 위험 부담을 갖고 피버팅 전 단계에 하는 것으로, 최근 많이 이야기되는 N잡러, 사이드잡, 부캐 등 사이드 프로젝트(side project) 방식이다. 단순히 수입을 늘리기 위한 부업이라기보단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회사 업무와 별도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본업이라는 축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부담이 가장 낮다.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고, 저녁 회식 등이 줄어들고, 소셜 커뮤니티가 확산되며 이런 사이드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확산될 것이며, 이로부터 성공적인 커리어 피버팅을 한 사례도 더 나오게 될 것이다.

커리어 피버팅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인가?

첫째, 직장과 자신의 관계를 상하 수직적으로 보기보다 교환의 관계로 본다. 직장은 경제적 안정과 업무 경험과 교육의 기회를, 개인은 매출 증대나 신제품 개발 등에 기여한다. 과거와 같은 조직 충성도와는 거리가 있으며 서로 가치를 교환하는 수평적 관계로, 언제든 교환을 끝낼 수도 있다.

둘째, 어떤 상황으로부터 장벽보다 기회를 보려는 성향이 높다. 다른 말로 하면 위험 감수 성향이 일반인들보다 높다. 목적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장벽에 부딪혔을 때 과거에 하던 대로 열심히 계속하기보다 다른 길이 있는지를 찾아보는 성향이다.

셋째, 직업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의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커리어 피버팅은 단순히 더 높은 연봉을 찾아 이직하는 것과는 다르다. 생계유지를 위해 돈을 버는 수단, 개인의 성공을 만들어내는 수단, 그리고 삶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수단 중 돈과 성공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커리어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출처 : DBR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진 시대에 커리어 피버팅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시켜주는 강의만 들어서는 안 된다. 자기 자신의 강점과 직업적 욕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세계경제포럼은 2025년에 중요한 기술(표1)을 2020년에 발표하면서 과거에 없던 새로운 기술에 주목했다. 바로 분석적 사고와 혁신에 이어 능동적 학습과 학습 전략이다. 직장인들도 이제 커리어 개발을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313호
필자 김호
정리 인터비즈 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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