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여파 車업계 번진다…유가·물류·환율 '도미노'

/생성형 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 '에픽 퓨리(Epic Fury)'를 개시하면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도 파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요 위축, 물류비 급등, 원재료비 상승, 환율 변동이라는 네 가지 악재를 동시에 맞닥뜨리게 된다.

7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번 전쟁이 단기적으로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판매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현대차·기아의 연간 판매량은 약 700만대에 달하지만 이번 전쟁의 영향권에 포함되는 이란·이스라엘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수출이 필요한 걸프 지역(UAE, 쿠웨이트 등) 판매량은 약 10만대에 불과하다. 전체 판매의 1.5% 수준이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직접적인 위협 요인은 유가 급등에 따른 수요 위축이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이미 1월 평균 배럴당 62달러에서 전쟁 발발 직후 3월 초 82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유류비 부담이 커질수록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특히 내연기관차 수요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유가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소비자들은 차량 구매 자체를 미루거나 연비 좋은 소형차·하이브리드 차종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동반된다면 자동차 업계 전반의 수요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생산 원가 측면에서도 복합적인 압력이 가중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서 완성차 수출 물류비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중동 방면 완성차 수출에는 이 해협을 경유하거나 우회하는 항로가 불가피하게 돼 운항 거리와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해상 보험료까지 급등하면서 차량 한 대당 물류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구조다.

원재료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고유가는 자동차에 쓰이는 각종 플라스틱·합성고무 등 석유화학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철강 부문 역시 유틸리티 비용 및 물류비 상승이 불가피해 자동차 차체 소재 가격을 밀어 올린다.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수만 개의 부품 원가가 동시다발적으로 오르는 셈이다.

특히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전쟁 발발 전부터 이미 상당한 원가 부담을 안고 있었다. 지난 한 해에만 미국의 자동차 관세로 약 7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현대차(자동차부문)·기아 합산 세금전이익(EBIT) 마진이 2024년 9.7%에서 2025년 6.3%로 3.4%p 떨어졌다.

전쟁 장기화 시 달러 강세·원화 약세 흐름도 자동차 업계의 비용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원유·알루미늄·반도체 등 다수의 원자재 및 부품이 달러로 결제된다.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원재료 조달 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을 갉아먹는다. 수출 중심의 자동차 기업에게 달러 강세는 원화 환산 매출을 늘리는 긍정적인 측면도 일부 있지만, 비용 증가 폭이 수출 환차익을 상쇄하거나 초과할 경우 전체 손익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실적 타격이 크지 않더라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공급망 다변화와 비용 절감 시나리오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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