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배를 새로 하고 일 년도 안 돼서 모서리가 들뜨는 집이 있습니다. 시공이 문제인 경우도 있지만, 집 상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오래 이 일을 한 기사들은 현장에 들어가는 순간 대충 짐작이 간다고 합니다. 공통점이 꽤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가 자주 겹칩니다.

환기를 거의 안 하는 집
벽지는 풀이 마르면서 벽에 붙는데, 집 안 습도가 계속 높으면 이 과정이 제대로 끝나지 않습니다. 특히 겨울에 창을 안 열고 빨래까지 실내에 널면 벽 쪽에 습기가 몰립니다. 그 상태가 이어지면 이음매부터 벌어집니다. 하루 두 번 짧게 창을 여는 것만으로도 많이 달라집니다. 가구 뒤쪽 벽이 특히 취약합니다.

가구를 벽에 딱 붙여 둔 집
장롱이나 책장을 벽에 완전히 밀착시켜 두면 그 뒤쪽 공기가 전혀 움직이지 않습니다. 바깥벽과 맞닿은 면이라면 온도 차 때문에 벽 쪽에 물기가 맺히기도 합니다. 벽지가 가장 먼저 상하는 자리가 대부분 여기입니다. 오 센티미터 정도만 띄워 두어도 확실히 낫습니다. 이사할 때 자리를 잡으면서 정하면 편합니다.

누수를 작다고 넘긴 집
천장이나 창틀에 손바닥만 한 얼룩이 생겼는데 번지지 않는다고 그냥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벽 안쪽에서는 계속 젖고 마르기를 반복하는 중입니다. 그 위에 새 벽지를 발라도 얼마 못 가 같은 자리가 다시 뜹니다. 도배보다 물이 새는 곳을 먼저 잡아야 합니다. 순서를 바꾸면 두 번 일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환기 부족, 벽에 붙인 가구, 그리고 넘긴 누수입니다. 셋 다 도배 실력과는 별개로 집이 만드는 조건입니다. 새로 하기 전에 이 세 가지를 먼저 손보면 훨씬 오래 갑니다. 오늘 가구 뒤쪽 벽만 한번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손을 대 보면 느낌이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