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농협은행이 기업대출 확대에 따른 자산구조 변화와 자본 부담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분석 기반을 마련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다양한 자산 조합의 수익성과 위험 수준을 비교하고 경영 여건에 맞는 운용 대안을 찾는 방식이다. 여신 확대와 건전성 관리를 병행하면서 자본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의사결정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AI 기반 최적 포트폴리오 분석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경영목표에 적합한 자산배분안을 탐색하는 내부 시스템이다. 향후 경영계획 수립과 여신운용 방향 설정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분석체계는 개별 자산의 수익성을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본효율성과 유형별 리스크 한도 등 여러 조건을 함께 반영한다. AI 최적화 기법으로 다양한 자산 조합을 시뮬레이션하고 영업이익과 이자손익, 자본효율성 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비교·분석하도록 설계했다.
은행은 대출자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수익성뿐 아니라 위험 수준에 따른 자본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같은 규모의 대출을 취급하더라도 차주의 신용도와 자산 특성에 따라 위험가중자산(RWA)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자이익을 늘리는 자산 조합이 반드시 자본효율성 측면에서도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농협은행은 이러한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산배분 대안을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분석 결과가 이론적으로 유리한 조합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영업 현장에서 실행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도록 설계했다. 경영목표와 위험 관리 기준을 충족하면서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선택지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농협은행의 기업여신 확대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분석체계의 활용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6월 말 원화대출금은 312조848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자금 기준 기업대출은 4.5% 늘어난 118조5603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증가율 1.9%를 웃도는 수준이다.
기업대출 가운데 대기업 여신의 증가 속도가 두드러졌다. 6월 말 대기업 대출잔액은 27조266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5.6%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1.6% 늘어난 91조2939억원이었다. 대기업 대출이 전체 기업여신 성장을 주도하면서 대출자산의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난 셈이다.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는 엇갈렸다. 농협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3조97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8% 증가했다. 반면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972억원으로 57.9% 늘었다. 6월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2%로 전년 동기보다 0.05%p 높아졌다. 상반기 지배주순이익은 1조1629억원으로 2.1% 감소했다.
자본적정성은 개선됐다. 6월 말 농협은행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5.83%로 지난해 말보다 0.60%p 높아졌다. 총자본비율도 18.79%로 같은 기간 0.52%p 상승했다. 자본 여력이 확대된 가운데 향후 여신 성장 과정에서 RWA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자산운용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AI 분석 결과를 경영계획 수립에 반영하고 여신운용과 산업별 리스크 관리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기업금융 확대 과정에서 산업별 위험 수준과 수익성을 검토하는 데도 분석체계가 활용될 여지가 있다. 실제 운용 전략에 분석 결과를 얼마나 반영할지는 향후 적용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양재영 리스크관리부문 부행장은 "AI 기반 분석체계로 다양한 경영목표와 리스크 요건을 반영한 자산배분 대안을 보다 체계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AI 기반 분석 역량을 강화해 경영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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