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교사 유기' 범인도 강호순?… 강원도민일보 보도, 'SBS'서 재조명

최경진 2024. 10. 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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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8월 27일 강원도민일보를 통해 보도됐던 '가평 예비교사 유기 사건'의 유력한 범인으로 연쇄살인마 강호순이 지목됐다.

지난 26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춘천에 살던 예비교사 박윤미 씨가 경기 가평의 도로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사건에 대해 추적했다.

범행 전 피해자의 휴대폰을 꺼 추적을 피하는 점이나 피해자의 다른 소지품이 발견되지 않는 점 역시 강호순의 사건과 흡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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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소지품 사라지고 목격자 없어 사건 미궁
경찰, 재수사 중 강호순 초기 범죄 가능성 파악
피해자 유도 수법·유기 방법 등 유사점 포착
▲ 2004년 8월 27일자 본지 지면

지난 2004년 8월 27일 강원도민일보를 통해 보도됐던 ‘가평 예비교사 유기 사건’의 유력한 범인으로 연쇄살인마 강호순이 지목됐다.

지난 26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춘천에 살던 예비교사 박윤미 씨가 경기 가평의 도로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사건에 대해 추적했다.

방송에 따르면 박씨는 2004년 8월 25일 당시 경기도 양평의 한 초등학교에 부임할 예정인 스물넷의 예비교사로, 양평교육청에 발령장을 제출하기 위해 이날 오전 8시 반경 양평터미널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이 확인됐다.

양평터미널에서 양평교육청까지는 차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였으나, 박씨는 양평교육청을 방문하지 않았고 이후 그녀의 행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낮부터 계속해서 그녀와 연락이 닿지 않자, 가족들은 그날 저녁 실종 신고를 했다. 얼마 후 가평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다며 확인해 보겠느냐는 불길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날 오후 6시경, 가평의 한 시골마을 샛길 옆 비탈 아래에서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는 여성의 시신.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하의 속옷은 착용하지 않은 채 숨져있었다는 여성은 안타깝게도 박씨였다.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꿈을 이뤄 교사 부임을 불과 일주일 앞뒀던 그녀가, 누군가에게 몹쓸 짓을 당하고 살해돼 외진 곳에 유기된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시신이 일찍 발견돼 범인이 곧 검거될 줄 알았지만, 유기 현장이나 시신에는 범인의 DNA(유전자)가 남아있지 않았다.

게다가 박씨 휴대전화는 그날 오전 10시21분쯤 양평에서 꺼졌는데 결국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양평터미널에서 박씨를 태웠다는 택시기사나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아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유일한 단서는 그날 점심 12시쯤, 가평의 한 주유소에서 누군가 박씨의 카드로 주유했다는 것이다.

당시 주유소 직원은 승합차를 탄 남자가 주유 후 카드를 내밀었다고 기억했는데, 차량번호나 얼굴을 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 보도 화면

결국 미제로 남았던 사건을 10여년 뒤 재수사하던 경찰 관계자는, 유력한 범인으로 지난 2009년 대한민국을 공포로 물들였던 강호순을 지목했다.

경찰 수사 관계자는 “가평 쪽에 강호순이 군 생활을 했었고, 아내가 거기 살았다. 분석했을 때 이건 강호순 초기 범죄라고 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06년부터 2년여 간 부녀자 8명을 살해한 강호순의 수법과 박씨 사건이 여러 면에서 흡사하다고 봤다.

강호순은 길을 잃었거나 곤경에 처한 피해자들을 물색해 호의를 베푸는 척 차에 타도록 유도한 뒤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씨가 유기된 곳은 주민들도 자주 다니지 않는 외진 곳이었는데, 해당 장소에 가면 쉽게 발견되는 방식이었다. 이 또한 유기할 때는 공을 들이지 않는 강호순의 수법과 유사하다고 봤다.

특히 강호순은 과거 가평 일대에 거주했다는 점에서 시신 유기 장소를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범행 전 피해자의 휴대폰을 꺼 추적을 피하는 점이나 피해자의 다른 소지품이 발견되지 않는 점 역시 강호순의 사건과 흡사했다.

아울러 강호순이 당시 타고 다니던 차량도 무쏘로 일반적인 승용차보다 주유구가 높아 주유소 직원의 진술과 일치했다.

제작진은 강호순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지만 강호순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는 허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구치소 측은 “사형확정자에 대한 접견은 엄정하고 안정된 관리를 요하는 교정시설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다수 피해자와 유가족의 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라며 불허 이유를 밝혔다.

앞서 박씨 사건을 수사하던 수사관 중 한 명도 강호순 사건과 유사하다고 생각해 그와의 접견을 시도했으나 접견을 거부당했다.

#강호순 #예비교사 #재조명 #양평교육청 #양평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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