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전' 압구정ㆍ'유찰 늪' 성수…엇갈린 한강변 정비사업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아파트지구 전체 조감도./사진=서울시

올해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한강변 압구정과 성수동 재건축 사업 희비가 엇갈렸다. 압구정은 대형 건설사가 몰리며 시공사 선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성수는 조합 내홍과 유찰 사태가 겹치며 사업 지연 우려를 낳고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특별계획구역 3구역과 4구역 그리고 5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세 구역 모두 오는 5월 말 시공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구역별 시공사 선정 총회 일정은 4구역이 5월 24일이며 3구역은 25일 그리고 5구역은 30일이다.

이 가운데 3구역은 압구정 특별계획구역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최고 65층 30개동 총 5175가구 대단지로 거듭난다. 예상 공사비만 5조5610억원에 이른다. 지난 23일 열린 3구역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SK에코플랜트, 포스코이앤씨 등 건설사 9곳이 참여했다. 유력 후보로 꼽히던 삼성물산은 현장설명회에 불참했다. 업계는 현대건설 단독 입찰 가능성을 점친다.

나머지 구역 역시 대형 건설사 수주전이 뜨겁다. 5구역은 지하 5층~지상 68층 8개동 총 1397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이곳에서는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수주 경쟁을 벌인다. 4구역은 삼성물산이 사업 참여를 일찌감치 공식화하며 수주 의지를 다졌다.

압구정과 달리 강북 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파열음이 끊이지 않는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대지면적 약 53만제곱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지다. 재개발을 마치면 총 9428가구 규모 대단지가 들어선다. 총 공사비만 8조원 이상으로 추산한다.

하지만 각 구역에서 잡음이 터져 나오며 사업 추진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성수 2지구는 최근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입찰이 무산됐다. 조합이 입찰보증금 1000억원 전액 현금 납부와 컨소시엄 불가 등 시공사에 불리한 조건을 내세운 탓이 크다. 여기에 조합장이 특정 건설사 홍보 요원과 부적절하게 접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사퇴하는 등 조합 내부 갈등까지 겹쳤다.

성수 4지구 역시 시공사 선정 입찰이 대우건설 서류 미비 문제로 유찰 판정을 받았다. 조합은 대우건설이 입찰 지침을 어겼다며 재입찰 공고를 냈다. 하지만 관할 구청인 성동구청은 조합이 이사회와 대의원회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유찰을 결정했다며 문제를 제기해 행정 기관과 조합 간 갈등으로 번졌다.

그나마 성수 1지구는 사정이 낫지만 애초 기대했던 대형사 경쟁은 물 건너갔다. 1지구는 지하 4층~지상 69층 3014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가 2조1540억원이다. 업계는 치열한 수주전을 기대했지만 현대건설이 막판에 참여를 포기하면서 GS건설 단독 입찰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성수동 일대는 한강변 랜드마크 주거지로 기대를 모았지만 각 지구마다 조합 내부 갈등과 까다로운 입찰 조건이 발목을 잡았다"라며 "새 집행부를 구성하고 사업을 재정비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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