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오에 기대를 걸지 않으면 '섭섭한데요'[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2. 8. 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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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이준호 역을 연기한 배우 강태오. 사진 맨오브크리에이션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된다’는 말이 있다. 연예계에서 한 편의 드라마는 배우의 삶을 일순간에 바꿔놓기도 한다. 배우 강태오의 지금 유명세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를 방송한 채널 ENA의 모습과 닮았다. 불과 두 달 전인 6월 초와 전혀 달라진, 천지가 개벽하는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강태오는 ‘우영우’에서 배경이 되는 법무법인 한바다 송무팀의 이준호를 연기했다. 훈훈한 외모에 다정한 성격. 무엇보다 그는 한 마리 ‘외뿔고래’였던 우영우(박은빈)가 흰고래 무리가 사는 사회에서 방황하지 않고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준 든든한 ‘포옹의자’ 였다. 실제로 만난 배우 강태호는 극 중 이준호보다 훨씬 활달하고 밝았다. 하지만 그 선함에서 나오는 마음은 비슷한 결이 느껴졌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이준호 역을 연기한 배우 강태오. 출연장면 사진 에이스토리



“처음 캐스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이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대본이 4회까지 나왔었는데 법정물이라 어려울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마지막 반전에서 오는 짜릿함과 소소한 감동들이 좋더라고요. 게다가 연출을 잘하시는 유인식 감독님의 손을 거치면 어떤 작품이 될지 기대가 되더라고요.”

자신도 반려묘를 키우는 ‘집사’였던 강태오는 우영우와 이준호의 관계를 반려묘와 그 보호자로 이해했다. 이것이 인간과 동물을 상징하는 상하관계의 의미가 아니라 강아지를 키울 때처럼 뒤에서 영역을 지켜주고 기다려주는 마음이 닮았기 때문이었다. 실제 강태오의 이 생각은 문지원 작가를 감화시켜 마지막회 고백하는 이준호의 대사에 담기기도 했다.

“대본을 받고 나서 감독님께 준호에 대한 말씀을 간단하게 들었어요. 준호는 유복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잘 자라온 친구라고요. 양친이 모두 변호사 출신이라 어머니를 보면서 꿈을 꿨는데, 그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존경할 수 있는 여자가 이상형이 된 친구라고요. 변호사가 아니고 송무팀이 되면 열등감이나 자격지심이 있을 수 있는데 맡은 임무를 잘 수행하죠. 다른 사람이 못 하는 일들을 하는 우영우를 보면서 호감을 가지고 2회 웨딩드레스 장면에서 첫눈에 반한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극 중 법무법인 한바다의 송무팀 이준호 역을 연기한 배우 강태오. 사진 맨오브크리에이션



결국 ‘우영우’는 자폐 변호사의 성장기이자 자폐인과 비자폐인의 로맨스물이기도 했다. 이런 부분에서 많은 이들이 완벽한 배려와 존중의 태도를 보인 이준호의 역할에 ‘판타지’가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강태오 역시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그 인물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러한 설정에 대해 딱히 준비했던 건 없는 것 같아요. 전 작품들에 나오는 로맨스와 크게 다르지 않게 준비했어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 아닌 사람을 구분하고 다르게 표현하는 자체가 역차별이 아닐까 생각했죠. 사랑하는 것은 큰 이유가 있거나 서로를 재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배우그룹 ‘서프라이즈’의 프로젝트를 통해 2013년 데뷔한 강태오는 데뷔 후 2014년 한국-베트남 합작 드라마 ‘오늘은 청춘’을 통해 아시아권에 크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에도 MBC ‘여왕의 꽃’을 비롯해 ‘최고의 연인’ ‘당신은 너무합니다’ 등에 연이어 등장했다. 2019년 KBS2 ‘조선로코 녹두전’에서는 극 중 인조반정의 주연이 되는 능양군 역을 맡아 다정한 모습에서 잔혹한 모습을 보이는 반전매력도 보였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이준호 역을 연기한 배우 강태오. 사진 맨오브크리에이션



“배우의 꿈을 처음 품었을 때, 잠자리에 들면서 또는 연말 TV 시상식을 보면서 저도 저 레드카펫에 서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그 꿈을 품었던 소년이 거쳐야 할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지만 조금씩 이뤄가는 모습을 보이니 스스로 자랑스럽고 뿌듯하더라고요. 그 심정을 잃지 않는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나 ‘우영우’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박은빈의 모습은 그에게 존경을 불러일으켰다. 박은빈은 한 번 ‘우영우’를 고사했지만 ‘연모’가 끝난 후에도 기다렸던 제작진을 위해 쉬지도 않고 자폐 변호사 역을 준비했고, 현장에서 나오는 밝은 에너지로 강태오를 감화시켰다.

“나이로는 또래시지만, 경력으로 따지면 대선배시죠. 수많은 대사와 캐릭터를 준비하면서도 현장에서 실수 없이 멋있게 보여주는 모습, 지친 컨디션이지만 늘 분위기를 유지하는 모습을 존경하게 됐어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극 중 법무법인 한바다의 송무팀 이준호 역을 연기한 배우 강태오. 사진 맨오브크리에이션



강태오는 곧 입대를 앞두고 있다. 10년, 그의 연기인생 1막이 저무는 셈이다. 아쉬울 법도 하지만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 큰 사랑을 받아 “먼 길을 떠나기 전 든든히 밥을 먹고 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복무기간 1년 반 정도가 길지 않고, 그의 배우생활 역시 이제 제 속도를 내기 시작했으니 그의 다가오는 30대를 기억해달라는 이야기를 꼭 전해두고 싶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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