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원, “민간업자, 유동규가 준 업무상 비밀로 위례신도시 배당이익 취득 의심”

임현경 기자 2026. 2. 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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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법원이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대장동 민간업자 일당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판결문에는 유 전 본부장이 재직 당시 취득한 업무상 비밀을 민간업자들에게 제공해 배당이익을 얻게끔 했다고 의심된다고 적시했다.

경향신문이 3일 확보한 유 전 본부장 등의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58쪽 분량 판결문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이 공모해 유 전 본부장이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개발사업에서 구체적으로 이익이 실현된 배당이익이라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인 위례자산관리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근거로 이 부장판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가 설립되기 전부터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추진 정보를 유 전 본부장이 민간업자들에게 알려준 점 등을 들었다. 유 전 본부장이 공사 설립 후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추진 계획과 개발사업의 진행방식, 수익분배 비율 등을 민간업자들에게 미리 알려줬다는 것이다.

이에 민간업자들은 성남도개공이 설립되기도 전인 2013년 8월 개발사업의 타당성 평가용역을 의뢰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개발사업 참여 준비에 들어갔다는 점도 언급됐다.

또 민간업자들이 주지형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팀장에 건넨 민간사업자 공모지침 주요 조건이 이후 성남도개공이 발표한 공모절차에 그대로 반영됐고, 해당 공모지침과 거의 동일한 사업계획서를 이들이 구성한 컨소시엄에서 제출한 뒤 2013년 1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점, 2018년 1월 실제로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 따른 사업 수익 일부 중 일부를 배당 이익으로 취득한 점 등도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으로 판결문에 담겼다.

이처럼 이 부장판사는 유 전 본부장과 민간업자 등이 공모해 공모 절차 전 사업자 지위를 따낸 것으로 봤다. 이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이 민간업자들에게 제공한 개발사업 정보도 부패방지법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인정됐다. 민관합동 개발사업 추진 여부, 방식, 일정, 민간업자 개발 사업 참여 여부, 컨소시엄 구성 등이다.

이 부장판사는 “이 내용들은 특정 민간업자에게 알려질 경우 공모사업에서 경쟁 질서를 저해하고 공직자, 민간업자가 유착됐다는 불신을 야기할 우려가 높다”며 “이 같은 정보는 공모절차가 진행되기 전까지 공개되선 안될 필요성 높은 정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당시 성남시장 재선 때문에 성남시가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을 비밀리에 추진했다는 점도 판결문에 언급됐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통령과 유 전 본부장, 민간업자들이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서 이해관계를 같이 했다는 점을 짚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장판사는 “성남시가 2013년 5월 위례 신도시 개발사업을 최종적으로 포기한다는 언론브리핑을 했음에도 성남도개공 등을 통해 비밀리에 계속 개발사업을 추진했는데, 이는 사업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개발사업을 추진할 경우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재선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부장판사는 민간업자들이 비밀을 이용해 따낸 사업자 지위에 대한 경제적 가치는 인정하면서도, 사업자 지위가 곧바로 배당이익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면서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업자 지위 선정과 사업 시행 뒤 실제 배당 이익을 얻기까지 제3자의 개입, 공사 과정 등으로 직접 관련성을 입증하기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의 정보 이용행위와 배당이익 취득 사이에는 정보 이용행위 외의 다른 행위, 제3자인 성남도개공이나 성남시 등의 행위가 개입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피고인들의 정보 이용 행위와 피고인들의 배당이익 취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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