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광장에 탱크가 사라졌다, 5월 9일 푸틴이 직접 사열을 줄였다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 80년 만에 처음으로 탱크가 한 대도 굴러나오지 않았다. 미사일 발사대도, 자주포도 없었다. 우크라이나 장거리 무인기 위협 앞에 푸틴이 직접 사열 규모를 줄이라고 지시했다.

그 자리에 북한군이 처음으로 거위걸음을 걸었다. 모스크바·평양 군사 동맹이 무대 위로 공식 등장한 첫 사열이다. 푸틴은 연설에서 "러시아군은 NATO 전체로부터 무장 지원받은 공격 세력과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기 한 대 없는 사열

보통 5월 9일 붉은광장은 T-14 아르마타 전차, S-400 발사대, 야르스 ICBM 발사 차량으로 가득했다. 이번에는 사전 녹화 영상이 대형 스크린에 흘렀다. 실제 무기 행렬 자리는 군악대와 보병 분열만 채웠다. 1945년 첫 전승절 이후 가장 단출한 사열이다.

북한 거위걸음

러시아 의장대 옆에 북한군이 함께 섰다. 이번 사열은 북한 정규군이 모스크바 사열에 처음 등장한 자리다. 키예프와 서울은 북한이 러시아 측에 1만 명 이상을 파병했다고 추정한다. 그 파병의 정치적 시각화가 5월 9일 붉은광장이었다.

우크라이나 드론이 그어버린 천장

사열 규모 축소의 직접 원인은 우크라이나 장거리 무인기다. 5월 7일 새벽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 외곽 60km 안쪽까지 드론을 들여보냈다. 푸틴은 "사열 도중 단 한 발이라도 떨어지면 패배 영상이 된다"는 보고를 받았다. 사열의 형식이 무기 위협에 직접 굴복한 첫 사례다.

3일 휴전이라는 가림막

푸틴은 사열 직전 트럼프 제안 3일 휴전(5/9~5/11)에 응했다. 그 휴전이 사열 시간대를 가려주는 가림막 역할을 했다. 우크라이나도 "붉은광장은 표적이 아니다"라고 미리 선언했다. 사열을 위해 양측이 동시에 자제한 시간대였다.

푸틴의 무대언어

푸틴은 무기 없는 무대에서 말로 자존심을 끌어올렸다. "러시아군은 NATO 전체와 싸우고 있다"는 발언은 정면 도발이었다. 같은 자리에 시진핑 중국 주석,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참석했다. 무기 행렬 대신 외빈 진영을 보여주는 사열로 컨셉을 갈아끼웠다.

한 시대의 끝, 한 무대의 시작

1945년 첫 전승절 이후 80년 동안 5월 9일은 무기로 채워진 무대였다. 5월 9일 2026년은 무기 없는 정치 무대였다. 우크라이나 드론이 한 시대의 형식을 끝낸 자리다. 다음 5월 9일에 무기가 다시 돌아올지는 누구도 단언하지 못한다.

다음 행사는 6월 12일 러시아의 날, 같은 규모일지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