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O, 코치 좀 해줄래?” 추신수 잊지 않은 벨트레와 텍사스, 이벤트 고사한 사연

김태우 기자 2024. 2. 2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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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사스 팀 동료로 오랜 시간 함께했던 추신수와 아드리안 벨트레
▲ 추신수와 벨트레는 텍사스 클럽하우스를 이끌어 나가는 리더들이었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오랜 기간 뛰어난 기량과 성실한 태도로 팬들의 사랑을 받은 아드리안 벨트레(45)는 2024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선정되며 가문의 영광을 누렸다. 그의 경력을 고려하면 명예의 전당 입성 자체는 유력했고, 실제 그렇게 됐다.

벨트레는 1998년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8년 텍사스에서 경력의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2933경기에 나가 타율 0.286, 477홈런, 1707타점을 기록한 강타자 3루수였다. 네 차례 올스타 선정과 더불어 네 차례 3루수 부문 실버슬러거를 따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수비수이기도 했다. 다섯 번이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이중 두 번은 ‘왕중왕’인 플래티넘 골드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런 벨트레는 2024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첫 피투표권 자격을 얻었고, 첫 턴에 입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투표인단 385명 중 무려 366명이 벨트레에게 표를 던졌다. 득표율은 95.1%로 압도적인 지지였다. 벨트레는 자신의 21년 경력 중 가장 오랜 시간(8년)을 보낸 텍사스 모자를 쓰고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기로 결정했고, 텍사스도 그를 위한 성대한 행사를 열었다. 기자회견을 마련함은 물론, 그 자리를 더 빛내기 위해 벨트레의 동료들을 홈구장이 위치한 알링턴으로 불렀다.

지난 1월 미 텍사스주 자택에서 현역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던 추신수(42‧SSG)도 그 연락을 받은 선수 중 하나였다. 추신수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간 텍사스에서 뛰었다. 벨트레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뛰어 텍사스 활약 시기가 추신수와 겹친다. 추신수는 벨트레를 보며 클럽하우스의 리더로서의 품격을 배웠고, 벨트레가 은퇴한 이후 추신수가 그 몫을 이어 리더로 활약하기도 했다. 텍사스 또한 추신수를 잊지 않고 있었다.

추신수는 “행사 하루 전날에 텍사스 구단에서 연락이 와서 ‘벨트레 관련 행사에 참석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오래간만에 레인저스 홈구장에 갔는데 참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내 라커는 지금 아롤디스 가르시아가 쓰고 있었다”면서 “가서 벨트레도 보고, 콜 해멀스와 같이 예전에 같이 뛰었던 선수들을 다 보고 왔다. 축하해주고 벨트레가 인터뷰를 할 때 기자회견에 들어가 같이 앉아 있었다”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추신수는 “사실 이 팀에서 7년간 있었지만 뭔가 임팩트 있게 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구단에서 이렇게 연락이 온다는 것에 대해 너무 감사했다”면서 구단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같이 드러낸 뒤 “벨트레를 보며, 또 모인 선수들을 보며 옛날 생각도 많이 했고 이 대단한 선수들 사이에 내가 소속이 된다는 것 자체가 뿌듯한 느낌이 있었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촉박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던 선수들이 한 번에 다 모이는 그 문화 자체도 대단하다 느꼈다고 했다.

벨트레에게 이례적인 부탁을 받기도 했다. 이벤트 경기의 코치 제안이었다. 추신수는 “그때 시즌을 앞두고 개인 훈련을 하고 있을 때였다. 벨트레와 안부를 묻는 과정에서 ‘이제 조금 있으면 (SSG 캠프가 열리는) 플로리다로 간다’고 했더니 대뜸 ‘코치로 좀 와달라’고 하더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정식 코치는 아니고 이벤트 경기였지만 그 규모가 꽤 컸다.

▲ 벨트레는 추신수에게 올스타 퓨처스게임 코치를 부탁했지만 추신수는 리그 일정상 고사했다
▲ 퓨처스게임 감독으로 나설 아드리안 벨트레와 마이클 영

2024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텍사스의 홈구장인 글로브 라이프 필드 인 알링턴에서 열린다. 텍사스에서는 29년 만의 올스타전 개최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유망주들이 총집결하는 올스타 퓨처스게임이 열리는데, 벨트레와 마이클 영이 각각 팀 사령탑으로 나서기로 결정됐다. 벨트레는 추신수에게 자신의 팀 코치를 맡아 줄 수 있느냐고 묻고 부탁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어린 시절 두 차례 퓨처스게임에 출전한 경력이 있는 추신수는 “벨트레가 나보고 코치로 쓰고 싶다고 하더라. 그런데 스케줄을 보니 KBO리그가 시즌 중이다. 올스타 브레이크라도 겹치면 다녀오고 싶었는데, 그렇지가 못했다. 그래서 아쉽지만 갈 수 없다고 이야기를 했다”면서 “그래도 현역 시절 좋게 봤던 사람들한테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벨트레와 같은 선수가 나한테 물어보는데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영광이었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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