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뇌에도 좋다
운동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학계에는 적당한 운동이 신체 건강 유지에 유효하다는 사실이 보고돼 왔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고령자의 기억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도움이 되는 운동이 HITT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인지 기능 저하의 징후가 확인되지 않은 65~85세 성인 남녀 194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피실험자들을 30분간 스트레칭 및 밸런스 운동을 실시하는 저강도 그룹과 런닝 머신을 이용해 30분 빨리 걷기를 실시하는 중강도 그룹, 4분간 격렬한 운동과 3분간 휴식을 4사이클 반복하는 HIIT 그룹으로 나눴다. 각 그룹은 각자 정해진 운동을 일주일에 3회씩 총 6개월간 지속했다.
이후 피실험자들은 모두 같은 내용의 기억력 테스트를 받았는데, HIIT 그룹은 저강도 및 중강도 그룹에 비해 기억력 테스트 점수가 전반적으로 높았다. 특히 5년 후 같은 테스트를 받아도 HIIT 그룹의 성적은 여전히 다른 그룹보다 뛰어났다.
조사에 참여한 다니엘 블랙모어 연구원은 "HIIT 그룹 피실험자들은 노화에 따른 뇌수용력(뇌 용량) 축소가 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피실험자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스캔하자 HIIT 그룹은 기억과 관련된 뇌 영역인 우측 해마가 다른 두 그룹보다 양호하게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뇌의 우측 해마는 주로 태어나 살아가며 축적한 모든 기억을 관장한다. 좌측 해마는 비교적 최근의 일을 기억하는 데 관여한다. 연구팀은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 신체의 다양한 장기 기능을 끌어 올리는 것으로 판단했다.
블랙모어 연구원은 "HIIT가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면서 혈압이 내려가고 염증 수준도 나아졌다"며 "이런 요소들은 모두 뇌세포의 성장과 복구를 자극하는 단백질의 작용을 촉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고혈압은 뇌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고, 건강한 혈압을 유지하는 것은 뇌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며 "장기간에 걸친 염증은 뇌 조직의 기능 저하를 야기하고 파킨슨병 및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HIIT가 혈액 속의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라는 단백질의 활동 수준을 높이는 점에도 주목했다. BDNF는 뉴런의 성장과 회복을 자극하는데, 동물이 노화하면서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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