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과 험담'이라는 이름의 영화계 소모임이 있다.
주요 멤버는 감독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류승완, 장준환, 임필성. 이름만 들어도 놀라운 구성원들이다.
20여년 전 결성된 이 조직은 '감독 꿈나무 모임'으로 출발했으나, 모임 이름대로 모이면 자랑과 '험담'을 주로 한다고 한다.
이처럼 끈끈한 한국 감독들의 연대에 대중의 관심이 모이고 있는데. 이들의 우정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 '베테랑2' 개봉에 앞서 그의 절친한 감독들이 나섰다.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가 더 많은 관객에 가 닿기를 바라는 동료 감독들이 친필 메시지로 힘을 보탰다.
13일 개봉하는 '베테랑2'(제작 외유내강)의 제작진이 김성수, 봉준호, 나홍진, 임필성 감독이 직접 쓴 영화의 응원 메시지를 공개했다. 감독들이 신작을 내놓는 동료 연출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감상평을 공개하거나 관객과의 대화 등에 동참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친필로 느낌을 생생하게 전한 경우는 드물다.
● 나홍진 감독...왕관 쓴 인물의 정체는?
단연 시선을 붙잡는 주인공은 나홍진 감독이다. "시원합니다! 쿨하게!"라는 표현으로 영화의 감상을 밝히는 동시에 엄지를 치켜들고 왕관을 쓴 '누군가'를 그려 넣으면서 그 옆에 별 다섯개도 그렸다. 흔히 영화 평점을 별표로도 매기는 상황에 빗대 5개의 별로 최상의 만족을 표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나홍진 감독이 그린 인물의 정체. 그림을 유심히 관찰한 팬들 사이에서는 감독이 2016년 연출한 '곡성'의 주인공이자, '베테랑' 시리즈의 주역인 황정민이 연상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김성수 감독...묵직한 글로 표현한 '불꽃 액션에 경배'
김성수 감독 역시 '아수라'와 '무사' '태양은 없다' 등 작품으로 정교하고 기발한 액션 설계를 해온 연출자.
그런 감독마저도 이번 '베테랑2'에 담긴 황정민과 정해인의 파워풀한 액션 연기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황정민과 정해인의 불꽃 액션에 경배를 올립니다"고도 말했다.
● 봉준호 감독...추천글만 읽어도 뼈가 아픈 기분
봉준호 감독이 '베테랑2'를 보고 내놓은 평에 영화 팬들의 호기심은 급상승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베테랑2'를 보고 "주인공의 통증이 내 뼛속까지 뻐근하게...울려옵니다"라는 감상평을 내놓았다.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로 영화가 공개된 이후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 하나의 단어 '타격감'이, 봉준호 감독의 뼛속까지도 가 닿은 모양이다.
나홍진, 김성수 감독과 마찬가지로 봉준호 감독 역시 류승완 감독이 선사한 '액션'에 방점을 찍었다. 느낌표를 두 개나 붙이면서 "류승완의 액션 역작!!"라고 쓴 평가가 눈길을 끈다.
● 임필성 감독...벌써 3편을 기다린다는 빠른 약속
임필성 감독은 '베테랑2'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을 두고 "올 여름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서늘한 캐릭터 퍼레이드"라고 평했다. 모든 게 뜨거웠던 1편을 지나 2편은 이야기도, 캐릭터도 무게감을 더하면서 변화를 시도한 부분에 주목했다.
액션이 선사하는 카타르시스도 강조했다. "두 배의 액션 두 배의 타격감"이라는 평가와 함께 "벌써 3편을 기다리게 된다"고 기대했다.
실제로 류승완 감독은 2편을 내놓으면서 작품이 관객의 사랑을 받는다면 3편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감추지 않았다. 주인공 서도철 형사로 활약하는 황정민 역시 감독의 의지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