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실패작이 지금은 보물?”… 이탈리아서 태어난 볼보 쿠페, 왜 다시 주목받나

이탈리아 감성 입힌 볼보의 파격 실험
실패한 쿠페, 클래식카 시장서 재조명
희소성과 개성 앞세운 262C의 부활
출처 : reddit

볼보 262C는 1970년대 중반, 브랜드의 보수적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시도에서 탄생한 모델이다. 전통적인 안전 중심의 패밀리카 대신 스타일과 개성을 강조한 이 모델은 스웨덴이 아닌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디자인됐다. 고전적이고 투박한 이미지의 볼보와는 전혀 다른 노선이었다.

생산은 디자인 전문 업체 베르토네가 맡았다. 쿠페 형태의 262C는 루프 라인을 대폭 낮추고 블랙 비닐 루프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인상을 만들었다. 1978년부터 1981년까지 총 6,600대가 제작됐으며, 이 중 다수는 북미 시장으로 수출됐다. 실내는 가죽과 우드 트림으로 마감해 프리미엄 쿠페를 지향했으나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당시엔 외면, 지금은 수집가의 관심

출처 : Volvo

262C는 세단과 플랫폼을 공유했지만, 성능 면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PRV 2.7L V6 엔진은 출력이 낮고 고장이 잦은 파워트레인으로 평가받았다. 럭셔리 쿠페를 표방했지만, 파워트레인과 주행 감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상품성에 한계를 드러냈다. 또한 낮은 루프라인은 실내 공간 활용에 제약이 많았고, 뒷좌석 접근도 불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262C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클래식카 시장에서는 희소성과 디자인의 독창성이 가치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인데, 262C는 이탈리아 쿠페 감성을 담은 독특한 모델로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경매에서 한 대가 약 2,600만 원에 낙찰되며 다시금 관심이 모아졌다.

클래식카로서의 가치, 재조명 시작

이번에 경매에 등장한 1981년식 모델은 원래의 PRV V6 대신, 보다 신뢰성 있는 B230F 엔진으로 교체돼 실용성과 유지관리 편의성을 확보했다. 4단 자동변속기로 업그레이드되었고, 외관 역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해 수집가들의 흥미를 끌었다. 출력은 낮지만, 매끄러운 주행과 고장 없는 내구성은 클래식카로서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볼보 262C는 브랜드 역사상 이례적인 디자인 실험이자,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끝난 모델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시장은 그 특별함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정형화된 디자인 속에서 한때 외면받던 파격이, 지금은 개성과 감성의 클래식카로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이 차의 부활은 실패한 디자인이 결국 시간의 흐름 속에서 빛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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