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4월 7일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첫 주 25.91k를 달리고 국내 메이저 대회를 한번 나가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내년 대회부터는 기록증 제출이 필요할라는 정보를 봤어요. 그리고 바로 뛸만한 대회를 알아보고 신청을 넣은게 5월 18일 제3회 밤섬마라톤대회였어요. 고작 1주 달리고서 하프라는 거리는 뛰어볼 리는 만무하지만, 한번 도전해볼만한 거리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조깅 마일리지 가져가기였습니다. 시작 첫주 25.91k, 둘째주 54.03k, 셋째주 72.36k, 넷째주 74.51k로 지속적으로 거리를 늘려나갔고, 러닝 시간도 사람이 붐비는 저녁타임에서 사람이 거의 없는 새벽 5시로 변경합니다. 그리고 출장을 가서도 뛰어줬습니다. 주 1회 휴식, 나머지 6일은 달렸어요. 그렇게 러닝 시작 첫달을 200k를 채워줬습니다.
두번째는 하프를 신청했으니 모의시험인 거리주를 진행하는 것이었어요. 셋째주 트랙에서 18.81k 531페이스, 넷째주 한강 21.36k, 다섯째주 한강 20.13k 613페이스로 세차례 뛰어보고서 하프 거리는 쉬지않고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과 저에게 맞는 에너지젤 보급타이밍도 잡았습니다. (10k지점)
아무래도 이전에 근력운동(8개월)이나 수영(1년 2개월)을 통해서 체중(키171.5cm, 체중 64kg), 근력량(32~3kg) 체지방률(10~11%)등 몸이 어느정도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에서 달리기를 시작했지만, 마일리지를 좀 무리하게 끌어올렸고 20k 거리주에서 조금 근육이 부하가 걸렸는지 무릎 내측에 통증을 느끼게됩니다. 러닝 근육이 생성될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앞만보고 달렸던 결과 같기도해요. 그래서 통증을 느낀 다음주부터는 주당 마일리지를 59.84k - 51.82k(대회 전주) 로 내려줍니다. 이러면서 정형외과 진단.치료도 병행했고요 (결과는 단순 염증) 마일리지를 내리면서 자연스럽게 테이퍼링도 된 것 같습니다.
무릎이 아프다보니 이런 저런 보강운동법을 찾아보게되었는데 그 중에 제일 도움이 많이 된 유튜브는 최경선 선수님 굥자클라쓰의 보강훈련이었습니다. 이 부분을 제가 평소 가져가던 수영을 위한 코어, 하체 스트레칭, 보강운동 루틴(1시간 20분)에 추가를 하였는데, 기존 수영 보강운동 루틴에서 러닝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몇몇 운동은 삭제하고 최경선 선수님의 보강훈련을 최대한 반영하여 저만의 1시간 20분 보강운동.스트레칭 루틴을 대회 전 2주간 거의 매일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회복을 가져가기위해서 매일 폼롤러, 마사지볼, 사우나 냉온탕 입수를 병행하였고, 수면은대회 2틀 전까지는 6시간 취침, 그리고 대회 하루전 8시간 반 수면을 가져가서 컨디션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시간나면 아이싱도 병행해줬어요.
포인트 훈련은 대회 전주 일요일에 딱 한번 했어요. 무릎이 완전한 상태에서 달린게 아니어서, 좀 무리가 됐긴 했지만 어쨌든 420-440페이스로 500~600m구간을 4회 달려줬습니다. 이때 무릎이 별로기도했고, 워낙 숨이 가파르게 올라서 이 페이스는 내 페이스가 절대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목표 페이스 최대치를 500으로 잡았고, 현실적인 페이스는 510이나 520으로 생각했습니다. 대회 시간은 1시간 45분 최대치, 그리고 1시간 50분 내는 맞추자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구요.
대회 6일을 앞두고서는 카페인 디로딩을 시행했구요, 이전에 매일 커피 1.5잔을 마시는 저로써는 다른 부작용은 없었지만 아침에 피로감이 조금 있긴 했지만 하루 이틀 뒤엔 또 적응되어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런약사님 유튜브 참고해서 카페인 제품 구매하였었구요.
식단은 작년 9월 이후로 매일 아침 오트밀, 삶은계란, 두유, 견과류 섭취, 점심은 샐러드식, 저녁은 일반 가정식 식단(주로 닭가슴살 요리)를 이어나가고 있어서 이 부분은 바꾸지 않았어요. 다만 대회 2일전부터 케이크, 일본 무당 곤약젤리, 볶음밥, 에너지바, 단당류 음료 등의 고탄수화물 식을 진행하였구요. 대회 하루전날은 1.5리터 포카리 음용하였습니다.
대회 당일 오전 5시에 식사하고, 샤워 후 스트레칭 하고 6시 30분에 출발, 7시 20분 대회장에 도착하여 대회장 주변을 점검한 후 간단하게 몸풀고 7시 50분에 환복, 짐을 맡기고 공원 조깅을 630페이스로 20분 진행했습니다. 이때 체온 유지를 위해서 우비를 입었었구요, 입던 우비는 8시반에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조깅을 하면서 제일 신경을 쓴 부분은 러닝화 신발끈 묶음 정도였는데, 다소 타이트하여 4차례에 걸쳐서 양발 발목부위 미세하게 느슨하게 잡아주었어요. 카페인은 대회 1시간 전 섭취, 그리고 에너지바이탈 작은거 2포는 대회 30분 전 섭취를 마치고 1시간 50분 이전 도착깃발 A조에서 대기를 하였습니다.
여기서 조그마한 헤프닝이 있었어요. 제가 대회 첫 참가이다보니, 이렇게 자율적으로 본인 페이스에 맞춰서 출발조를 정하게되는 경우, 제일 빠른 조에서 달리고 싶고 스타트라인에서 달리고싶다면, 대회 출발선에 미리 가서 대기를 했어야하는데 저는 그걸 모르고 깃발에서 대기를 했던거였는데요. 그 사이 다른 분들은 당연히 출발선에 가서 대기를 하고 계시던 상황에서 나중에 대회시작 5분 전 쯤에 1시간 50분 깃발이 움직이시면서 저와 몇몇분이 깃발 뒤를 따라 앞으로 이동하게됩니다. 여기서 몇몇분이 많이 불편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본의아니게 폐를 끼치게되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다음 대회에서는 매너 꼭 지키도록 할게요.
어쨌든, 제 본의아니게 출발선에서 스타트를 했는데, 원래 계획은 제 시작페이스를 600으로하고 나중에 500으로 빌드업 하자가 계획이었거든요. 그런데 맨 앞자리에 서니까 제가 600으로 달리면 뒷주자들에게 폐를 끼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부담이 되는거죠. 이렇게 생각지도 않게 스타트라인 주변분들에 최대한 떨어지지 않게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한 500m지점 되서 러너임바님이 지나가시는 걸 봤고, 저를 추월하시는분들과의 속도 격차도 크게 나지 않는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얼핏 체크한 속도는 400-410이었는데 몸에 부담은 가지는 않았지만 숨이 조금 차는 느낌이었어요. 이런 페이스를 맞춰가다보니 주변 고수분들에게는 폐가 좀 덜 되는 것 같아서 안심은 되었지만 제가 힘들었는데 어쨋든 여기서 풀어버리는건 아닌것 같다해서 2k까지는 밀었던 것 같구요. 2k부터는 제 주로에 주변분들이 얼마 없으셔서 페이스를 430-440정도로 맞추고 진행하였습니다. 호흡은 훨씬 나아졌고, 몸에 부담도 훨씬 내려가서 좋았어요. 이때부터 2.5k급수대마다 매번 조금씩이라도 물이나 이온음료 마시려했구요.
아, 5k에서 6k지점쯤 어느 분께서 저를 추월하셨는데, 저와 페이스가 비슷하여 제가 본의 아니게 뒤에 붙어서 한 2k-3k를 편하게 달렸습니다. 이 부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달렸는데, 막상 감사하다고 하려미 좀 불쾌하실것 같아서(?) 제딴에 제가 바람막이 해 드리고자 앞서나갔는데 뒤로 계속 오시진 않았던 것 같아요.
8k즈음 뒤에서 저를 추월한 두분의 크루분께서 나누시는 대화를 본의치않게 옅듣게되었는데, 이 페이스면 135는 무조건이다라고 하셔서, 여기서부터 저는 목표했던 145는 무조건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되었습니다. 이때까지 페이스 430-440 놓지않고 달렸었구요. 방화대교 반환점을 돌고 몇 분 뒤 반대주로방향에서 145 페이서님을 보고서는 여기선 됐다 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져서 페이스를 최대한 맞췄던 것 같습니다. 방화대교 반환점 이후로는 순풍이라서 더 좋았던 것 같기도해요.
제가 배번을 러닝벨트에 달았는데, 제가 gps지원안되는 갤럭시핏3다보니 핸드폰을 들고가야했어요. 하필이면 무겁고 큰 갤럭시20울트라여서, 뛰는데 많이 걸리적거리는 바람에 러닝벨트를 뒤로 돌렸는데 이때 배번이 뒤로 돌아갔거든요. 16-17k 여의도 부근 두갈래길에서 어느 자봉님이 저를 대회주자가 아닌줄로 아시고 일반주로로 안내해주셨어요. 이때 10m정도 거꾸로 달리는바람에 좀 짜증냈는데, 자봉님이 잘못한게 아니라 배번을 거꾸로 달아서 저를 못알아보게 한 제 잘못이죠.
제 첫 하프대회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저도 생각지도 못한 페이스에, 이런 결과가 나올줄 몰랐구요. 기분이 울적해질때마다 이 기록증 꺼내서 보려고하고있어요. 대회를 마치기 전날 러닝화 하나밖에 없는 저에게(중국산 4만원대 노바블라스크4) 소소한 선물 (페가수스41)하나 했고, 저를 응원하는 와이프도 나이키 러닝바지 무려 7만원, 3만원짜리를 2벌 사주셨습니다. 앞으로 대회는 10월 12일에 나주에서 열리는 나주mbn마라톤 풀코스인데요, 원래는 4시간 반 목표였는데, 3시간 30분을 목표로 해도 되지 않을까 고민중입니다.
긴 장문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하루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