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셀토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시장에 나온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예상치 못한 반응이 번지고 있다. "셀토스가 이렇게 비싼 차였나"라는 것이다. 풀옵션 기준 가격이 4,000만 원을 훌쩍 넘기면서, 준중형 SUV의 '합리적 선택'이라는 셀토스 본연의 이미지가 흔들리고 있다. 동급 상위 모델인 스포티지와의 가격 경계마저 희미해지자 당혹스럽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자동차 가격표는 꼼꼼히 뜯어볼수록 달리 보이는 법이다. 트림과 옵션을 현명하게 조합하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셀토스 1.6 가솔린 터보 라인업은 트렌디(2,477만 원), 프레스티지(2,840만 원), 시그니처(3,101만 원), X라인(3,217만 원)으로 구성된다. 이 중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역시 최저가인 트렌디다. 하지만 가격표 뒤편을 살펴보면 이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직물 시트, 수동 에어컨, 기본 계기반에 내비게이션조차 탑재되지 않는다. 실제로 타고 다니려면 최소한 컨비니언스 옵션(63만 원)은 추가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총액은 2,540만 원으로 불어난다. 프레스티지(2,840만 원)와의 차이는 300만 원. 그 300만 원 안에 18인치 휠, 전자식 룸미러, 레인 센서, 무선 충전 패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가 모두 담겨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렌디 선택이 오히려 손해라는 계산이 나온다.

반대편 끝에 있는 시그니처는 어떤가. 프레스티지보다 261만 원 높은 가격을 요구하지만, 정작 드라이브 와이즈(78만 원)와 컴포트 옵션은 기본 포함되지 않는다. 가격에 걸맞은 기본기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셈이다. 결국 가솔린 터보 트림 선택의 답은 프레스티지로 자연스럽게 좁혀진다.

구동 방식도 신중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AWD를 선택하면 프레스티지 기준 198만 원이 추가되고, 후방 서스펜션이 토션빔에서 멀티링크로 업그레이드되어 승차감이 개선된다. 캠핑을 즐기거나 적설이 잦은 지역을 자주 오간다면 AWD는 합리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도심 출퇴근 위주의 생활이라면 2WD로도 부족함이 없다.

추가 옵션은 선택과 집중이 핵심이다. 프레스티지 기준으로 반드시 챙겨야 할 옵션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39만 원)다. 2,840만 원짜리 차량에 소형 LCD 계기반은 어울리지 않는다. 39만 원이라는 부담 없는 금액으로 풀 사이즈 디지털 계기반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필수에 가깝다. 두 번째는 빌트인캠 2 플러스(44만 원)다. 사제 블랙박스를 따로 장착할 경우 선 정리의 번거로움과 별도 사후 서비스 부담이 뒤따르는 반면, 순정 빌트인캠은 AR 내비게이션 연동까지 지원해 완성도가 다르다.


나머지 옵션들은 생활 방식에 따라 선별하면 된다. 드라이브 와이즈(117만 원)는 고속도로 주행이 잦은 운전자에게, 컴포트(102만 원)는 동승자가 많은 가족 단위에게 권할 만하다. 스타일(88만 원)은 19인치 휠을 제공하지만 연비 저하와 타이어 교체 비용을 감안하면 실속이 떨어진다. 모니터링(102만 원), 헤드업 디스플레이(58만 원), 스마트 키넥트(68만 원), 파노라마 선루프(107만 원)는 가성비 우선이라면 내려놓아도 무방한 항목들이다.

한편 1.6 하이브리드 모델은 프레스티지 기준 세제혜택 적용 후 3,208만 원에서 시작한다. 유류비 절감 효과를 고려하면 장거리 운전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지만, 기본가만으로 이미 3,000만 원을 넘어서는 만큼 가솔린 터보와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빌트인캠 2 플러스(44만 원)와 12.3인치 클러스터(39만 원)만 추가해도 3,291만 원이 된다. 연간 주행 거리가 많고 유류비 부담이 크다면 하이브리드가 장기적으로 유리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가솔린 터보의 가성비가 훨씬 설득력 있다.

결국 가솔린 터보 프레스티지 2WD에 12.3인치 클러스터(39만 원)와 빌트인캠 2 플러스(44만 원)만 더한 최종 견적은 2,923만 원이다.

4,000만 원이 넘는 숫자에 처음부터 압도당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자동차는 가격표의 첫 숫자가 아니라, 자신의 삶의 방식에 맞게 구성된 마지막 숫자로 판단해야 한다. 셀토스는 여전히, 3,000만 원이라는 벽 아래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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