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YER’S GUIDE 당신이 몰랐던 자동차 속 이야기(1)

자동차 관리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 오일에 관한 내용이다. 생각보다 자동차에는 많은 종류의 오일을 사용한다. 현재 시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오일을 판매 중이며, 그 용도 역시 다양하다. 자동차를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즐기는 마니아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엔진오일을 포함해 자동차에 사용하는 오일 교환을 안 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자동차에 사용하는 오일은 윤활과 냉각을 담당한다. 생각보다 열이 많이 발생하고 마찰하는 금속으로 이루어진 자동차는 오일 관리에 따라 그 수명이 좌우되기도 한다. 이번 코너에서는 엔진오일을 비롯해 자동차 유지 관리에 필요한 유체에(오일, 첨가제, 냉각수 등) 대해 소개한다.

내연기관의 피, 엔진오일

내연기관에서 엔진오일은 필수다. 전기차는 엔진오일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지만 현재 도로를 달리고 있는 내연기관 및 내연기관 기반 하이브리드에서 엔진오일은 윤활과 냉각 등 생각보다 여러가지 역할을 한다.

엔진이 구동할 때는 생각보다 높은 열이 발생한다. 내연기관 자체가 연료의 폭발압력으로 작동하다 보니 당연한 일이지만 엔진 폭발할 때는 수 백에서 수 천도까지 온도가 올라간다. 당연히 폭발이 일어나는 실린더의 온도 역시 높아지고, 상하 운동을 쉼 없이 하는 피스톤은 실린더 내벽을 비롯해 크랭크 등에 마찰하면서 많은 열을 발생시킨다.   

엔진오일은 크게 가솔린, 디젤, LPG, CNG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만든 하이브리드 엔진용으로 나뉘며, 엔진 내 윤활 및 냉각을 담당한다. 만약 엔진오일이 부족하면 엔진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각 부분의 마찰로 인한 소음 발생과 연비상승(주행거리 당 연료비율)을 비롯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엔진오일이 없을 경우 엔진의 금속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감당하지 못하고 서로 늘어 붙는 현상도 발생한다. 흔히 말 하는 현장 용어로 '엔진이 붙었다' '대메탈이 나갔다'고 하는 경우 대부분 엔진오일이 부족하거나 없어서 발생한다. 

엔진오일은 엔진 블록 뿐 아니라 캠 샤프트와 밸브가 있는 엔진 헤드에서도 윤활과 냉각을 담당하는데 엔진오일이 부족하거나 없을 경우, 엔진 헤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부드러운 변속과 변속기의 수명에 직결된 변속기 오일

변속기 역시 마찬가지다. 엔진만큼이나 자동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품이 변속기인데 변속기 역시 오일의 영향을 받는다. 변속기 오일은 변속기 방식에 따라 나뉘는데 유체식 자동변속기, 일반적인 자동변속기, CVT(연속 가변 변속기), 듀얼클리치 변속기(DCT, DSG, PDK 등), 수동변속기, 수동변속기 기반 반자동 변속기(MCP)등 그 형식에 따라 오일의 규격이 모두 다르다.

디퍼런셜 오일, 트랜스퍼 케이스 오일은 구동축의 윤활을 담당한다. 보통 카센터에서 일본식 표현인 '데후(디퍼런셜의 일본식 발음) 오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륜구동인 경우 변속기 오일이 그 역할을 같이 하기도 하지만 후륜구동이나 AWD 같은 사륜구동에서는 별도 구동축에 사용하는 오일이다. 트랜스퍼 케이스 오일 역시 마찬가지다. 트랜스퍼는 앞, 뒤 구동 배분을 위한 별도의 기어박스다. 제조사 마다 규격이 다르고 통상적인 기어오일, 전용오일, AT오일 등으로 구분된다.

자동변속기 오일이나 디퍼런셜 오일, 트랜스퍼 케이스 오일의 수명이 다 하면 변속감이 뻑뻑해지고 구동계에서 소음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냉각수? 부동액?

냉각수는 엔진과 기타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역할을 한다. 냉각수는 엔진과 엔진헤드의 각 부분을 순환하는데 별도의 펌프가 작동하면서 각 부분으로 전달된다. 냉각수는 냉각 외에도 동결을 방지는 역할(부동액)도 같이 하는데 보통 EG 계열, PG계열 인산계, 규산계, 비규산계 등으로 구분되며, 자동차 제조사 마다 사용하는 냉각수(부동액)의 첨가제가 다르고 규격이 정해져 있다. 최근에 출시한 터보 엔진은 시동을 꺼도 터보 냉각을(후열) 위해 워터펌프가 일정 시간 작동하기도 한다. 또한 자동차 메이커 별로 별도의 색깔을 띄기도 한다. 과거 냉각수와 부동액은 모두 녹색을 띄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녹색, 주황색, 파란색 등 제조사마다 다른 색깔을 사용해 구분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색이 다르다고 주요 성분이 다른 것은 아니며, 냉각수를 만들 때 첨가하는 첨가제, 혹은 기반이 되는 성분에 따라 달라진다. 

파워가 없던 시절을 생각하면……

파워스티어링 오일은 앞바퀴의 조향을 담당하는 파워스티어링을 구동하는데 필요한 오일이다. 최근에는 오일이 들어가는 구조의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모터로 구동되는 전동식 혹은 속도 감응형 전자식 스티어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인 방식의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엔진에 연결된 유압 펌프에서 압력을 생성)은 여전히 오일을 사용하고 최근에 나온 차종이나 일부 제조사는 엔진에 연결된 유압 펌프가 아닌 전기 모터를 통해 유압을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한 여름의 친구, 에어컨에도 오일이?

에어컨에도 오일이 들어간다. 통상적으로 에어컨가스(냉매)만 보충하거나 교환하지만 에어컨을 구동하는 컴프레서(압축기)에도 피스톤이 있어 윤활 및 냉각을 위한 오일이 들어간다. 에어컨 오일은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사용하지만,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브레이크 오일 아니고 브레이크액

브레이크도 오일의 압력으로 작동한다. 통상 브레이크 오일이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명칭은 브레이크액(brake fluid)다. 오일이 아니기 때문에 점성이 없으며, 브레이크에 연결된 피스톤을 작동하거나 수동변속기의 경우 클러치 시스템에도 같이 사용한다. 오일과는 다른 별도의 규격(DOT)이 있으며, 차종이나 용도 별로 사용 규격이 다르다.

브레이크액이 갑자기 줄어드는 현상도 있는데 이때는 무조건 브레이크액을 보충할 게 아니라 브레이크 패드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브레이크 패드가 닳을 수록 오일통의 오일이 줄어 들고 오일이 세는 것이 아닌 이상 정상적인 현상이다. 보통은 브레이크 패드를 새걸로 교환하면 오일통의 오일은 정상 수치로 돌아온다. 

자동차에 사용하는 유체(오일을 포함한 액체 종류)는 위에 설명한 8가지가 대표적이고, 그 외 컨버터블 탑을 제어하는 유압시스템(현재는 대부분 모터를 사용하는 전동식), 유압식 스테빌라이저 시스템, 유압시 패들 시프트(보통은 전기식), 수동기반 자동변속기의 유압 시스템에도 유체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