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병원서 진료 불가능"…간절한 딸의 호소에도 하늘나라로 떠난 아버지

박선영 2024. 10. 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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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을 호소하던 아버지가 응급처치와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다 숨졌다며 딸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경항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5일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일하는 54세 박 모씨는 오후 8시쯤 퇴근길에 갑작스레 복통을 호소했다.

박 씨가 진통제를 맞았던 A병원 조차 "해당 환자를 담당했던 의사가 현재 부재중이라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할 뿐 박 씨를 받아주지 않았다.

오전 8시 부산 소재 C병원에서 박 씨의 수술 허가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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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의 딸이 SNS에 남긴 글 = 경항신문

복통을 호소하던 아버지가 응급처치와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다 숨졌다며 딸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경항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5일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일하는 54세 박 모씨는 오후 8시쯤 퇴근길에 갑작스레 복통을 호소했다.

박 씨는 동료의 차를 타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통제를 맞고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귀가했다.

집에 돌아온 뒤 박 씨의 상태는 나빠졌다. 결국 새벽 3시 가족들은 119 구급대를 불렀다.

하지만 박 씨를 받아주는 응급실을 찾기는 어려웠다. 구급대는 거제 지역과 인근 진주·부산·창원의 병원 10곳에 환자 이송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약 1시간 동안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찾지 못했다. 박 씨가 진통제를 맞았던 A병원 조차 "해당 환자를 담당했던 의사가 현재 부재중이라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할 뿐 박 씨를 받아주지 않았다.

구급대가 소속된 거제소방서 관계자는 "당시 10개 병원이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며 "구체적인 이유는 말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딸은 다급한 마음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튿날 새벽 4시 반쯤 거제 소재 B병원에서 진통제라도 놔줄 테니 오라는 답변을 받았다. B병원에서 박 씨는 다시 검사를 받아 급성 복막염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면서도 "수술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

B병원 응급과장이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아 70분간 수차례 전화를 돌렸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의사가 없다", "지금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는 말뿐이었다. 그사이 박씨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됐다.

오전 8시 부산 소재 C병원에서 박 씨의 수술 허가가 떨어졌다. 사설 구급차를 불러 거제에서 부산까지 약 64㎞를 1시간 30분간 이동해 오전 10시 30분이 돼서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복통을 호소한 지 14시간, 119 신고한 지 7시간이 지나서였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이미 다른 장기가 망가진 뒤였다. 박 씨는 중환자실에서 호흡기를 달고 지내다 이틀 뒤 심정지로 사망했다.

박 씨의 딸은 "아버지가 시간을 허비하다가 점점 의식을 잃었다"며 "어디에다 어떻게 이 억울함을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비통함을 호소했다.

디지털뉴스팀 박선영 기자

YTN 박선영 (parks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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