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범죄자한테 ‘피해구조금’ 더 받아낸다…1년새 40% 증가

노우리 기자 2026. 5. 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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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檢 구상권 집행현황’ 보니]
구상건수 4년새 54건 → 141건
금액도 늘어 10억대 진입했지만
가해자 재산 은닉땐 집행 쉽잖아
검찰, 구상권 행사 매뉴얼 배포
‘회수율 14%’는 숙제…제도 정비해야

검찰이 범죄 피해자에게 지급한 범죄피해구조금을 가해자로부터 다시 환수하는 구상권 집행을 확대하고 있다. 구조금 지급 이후 가해자 책임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재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지만, 전체 지급액 대비 회수 비율은 여전히 10%대에 머물러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1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범죄피해구조금 구상 건수는 141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101건 대비 39.6% 증가한 수치다. 2021년 54건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었다.

구상 금액도 증가세를 보였다. 2024년 8억4800만 원이던 구상 규모는 지난해 10억5900만 원으로 늘며 처음으로 10억 원을 넘어섰다. 범죄피해구조금 지급액 대비 구상권 집행률 역시 같은 기간 10.7%에서 14.0%로 상승했다.

전체 범죄피해구조금 지급 규모는 오히려 감소했다. 검찰 직접수사 사건 축소 등의 영향으로 지급액은 2024년 79억 원에서 지난해 75억 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구상권 집행 규모가 확대되면서 회수 비율은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선 검찰청의 집행 실적 증가도 두드러졌다. 대전지검은 지난해 2억5000만 원 규모의 구상권을 집행해 전년 1억1200만 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청주지검 역시 2024년 3건·5700만 원 수준이던 집행 규모가 지난해 12건·2억9700만 원으로 급증했다. 창원지검은 집행 금액은 비슷했지만 건수가 2건에서 36건으로 크게 늘었다.

범죄피해구조금은 살인·강도·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해자나 유족에게 국가가 지급하는 지원금이다. 범죄피해구조심의회가 지급 여부를 결정하면 검찰은 이후 가해자를 상대로 구상권 행사 여부를 검토한다. 우선 임의 변제를 요청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국가소송이나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검찰은 지난해부터 구상권 집행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정비에도 나섰다. 지난해 3월 시행된 개정 범죄피해자보호법에 따라 범죄피해구조심의회는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국세청 등 관계기관에 가해자 재산 관련 자료 제공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가해자의 부동산과 금융재산을 사전에 파악해 집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대검도 지난해 8월 전국 검찰청에 ‘구상권 행사 업무 매뉴얼’을 배포했다. 구조금 지급 결정 이후 임의 변제, 구상소송, 강제집행까지 이어지는 절차를 표준화해 일선 업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이다.

다만 회수율 자체는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력범죄 가해자 상당수가 무직 상태이거나 채무가 많고, 재산을 은닉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구상권 청구가 민사 절차로 진행돼 형사 절차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강제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최근 범죄피해 유족 구조금 하한액이 기존 1600만 원에서 8200만 원으로 크게 오른 만큼 구조금 재원 관리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구조금 지급 확대에 맞춰 구상권 집행 체계 역시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매뉴얼 배포와 재산조사 강화 등을 통해 구상권 행사 건수와 금액이 증가했다”면서도 “현재는 민사소송 절차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신속한 강제집행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가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재산을 돌려놓는 경우에는 실제 환수 과정이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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