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의 준중형 크로스오버이자, 순수전기차 더 뉴 GV60 페이스리프트가 출시했다. GV60은 제네시스가 공개한 최초의 순수 전기자동차였다. 당대 전기차 산업을 리드하던 현대차 그룹의 E-GMP 아키텍처를 통해 개발된 고급화 크로스오버다. 다만 전기차 시장의 수요 부진과 높은 가격으로 인해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존재감이 약화되었다. 제네시스는 전기차 시대에서의 시장 영향력에 사활을 거는 만큼 GV60을 포기할 수는 없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하고, 전체적인 고급감을 강화하여 새롭게 공개된 것이다.
제네시스가 GV60을 처음 공개한 건 2021년 3분기였다. 앞서 공개된 아이오닉 5 와 동일한 전기자동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설계되었다. 해치백 타입의 컨셉트카 '민트'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느껴졌는데, GV60의 공식적인 컨셉트 카는 아니라고 전해진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2025년 1분기에 정식으로 공개된다. 아울러 지난 2024년에는 GV60의 고성능 디비전 '마그마' 콘셉트 카가 공개된 바 있다. 올해 2025년 양산형 모델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전면 디자인의 많은 변화를 거친 GV60 페이스리프트다. 우선 헤드램프에 MLA 를 적용하여 그래픽이 더욱 고급스러워 진다. 그리고 범퍼 형상을 깔끔하게 다듬어 세련미를 더했다. 차체 하부를 감싸는 부분에 바디컬러 클래딩을 도입하면서 디자인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진다. 서서히 상승하는 벨트라인과 쿠페스타일의 C필러 라인이 우아한 측면 실루엣을 제공하며, 21인치 5스포크 타입 휠을 새롭게 선택할 수 있다. 후면 디자인은 형상 자체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마찬가지로 원톤 컬러가 채택된 모습이다.
기존 GV60 범퍼의 과잉된 장식 요소들을 생략하였다. 제네시스만의 차별성은 다소 줄어든 인상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확실히 고급차다워진 모습이다. 특히 바디 컬러 클래딩의 도입이 가장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까 싶다. 전체적으로 SUV의 분위기가 잘 느껴지지 않는데, 새로운 범퍼와 색상 조합은 더욱 스포티한 쿠페의 느낌을 강조해 주기도 한다. 후면 디자인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더라도, 역시나 통일된 색감 덕분에 단아함이 강조된다. 이전 모델보다 호불호가 갈린 디자인은 아니겠다.
실내 디자인 역시 부분적인 변화를 거쳤다. 기존 와이드 스크린은 27인치 통합형 OLED 스크린으로 변경되었고,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테마가 도입된다. 그리고 스티어링 휠이 제네시스 스포츠 트림에 제공되던 3스포크 타입으로 변경되었다. 일부 마감 개선및 돌비 애트모스, 디지털 센터 미러 등등 편의장비를 보강한다. 대시보드는 기존 선반형을 유지하며, 기어레버는 로터리 타입이다. 센터 콘솔에 위치한 크리스탈 스피어가 전원 작동시 회전한다. 도어트림과 시트를 장식하는 퀼팅 패턴이 특히나 고급스러워 보인다.
뒷좌석 공간이다. E-GMP 플랫폼 기반 전기자동차 답게, 센터터널이 없는 평탄한 바닥변이 개방감을 더한다. 레그룸 면적도 체급에 비해 여유로운 편, 쿠페 스타일이지만 실제 헤드룸의 손실도 없어 보인다. 편의 기능으로는 실내 V2L, 수동식 롤러 블라인드와 비전루프, 에어벤트, 시트 열선및 암레스트 정도가 있다. 컵홀더는 도어트림에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성이 더 나아진다. 트렁크 공간은 낮고 깊게 구현되어 있다. 역시 바닥면은 평탄하게 마감되었다. 러기지 스크린과 트렁크 매트는 실내 트리밍 색상과 다른 검은색으로 구성된다.
GV60 퍼포먼스 AWD에는 전 / 후륜 각각의 190Kw급 전기 모터가 탑재된다. 네 바퀴에 배분되는 구동력은 단순 환산시 482Hp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71.4Kg.M을 발휘할 수 있다. 1단 감속기가 맞물려진 제로백은 약 4초다.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배터리 용량은 84Kwh까지 확장했고, 퍼포먼스 AWD 기준 항속거리는 382Km다. 스탠다드 2WD 기본 휠은 최대 481Km의 인증 항속거리를 가져오며 350Kw급 충전기로 18분 만에 10-> 80%충전이 가능하다.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쇽업 쇼버 밸브와 후륜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해 승차감 또한 개선한다.
최근 전기차 시장 동향은 완전한 저가형과 고가형 두 분류로 양극화가 치뤄지고 있다. 전기차의 합리성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자 하는 시장, 그리고 전기차의 특장점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시장이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준중형 고급 크로스오버에 속하는 GV60은 명확한 수요층 자체가 존재하진 않다. 때문에 GV60의 상품성과 별개로 크게 성공할 가능성은 애초에 미비했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GV60은 동급 SUV들 중 가장 우아하고 화려한 제품성을 보여준다는 점, 특히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다시 한번 입증하게 되었다.
글/사진: 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