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가 운영하는 목포의 공간

목포에는 공동체가 운영하는 소박하면서도 매력적인 공간들이 있다. 마을기업 만인계의 ‘만인살롱’과 건맥협동조합의 ‘1897건맥펍’이 그런 곳이다. 200여 명의 시민이 모인 마을기업 만인계는 ‘만 명이 하는 계모임’이라는 의미의 만인계에서 따왔다. 조선시대까지 성행하던 계문화로, 계원을 모아 각각 일정액의 돈을 걸게 하고 계알을 흔들어 뽑은 뒤 등수에 따라 돈을 나눠줬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마인계터로’라는 도로명으로 만인계의 흔적이 남은 곳에 만인살롱이 들어섰다. “아침엔 7천원이면 든든한 가정식 백반을 먹을 수 있는 뷔페가 열립니다. 원도심엔 로컬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만 50개가 넘는데 사장님이 계원일 경우 10% 할인돼요. 저기 있는 외국인은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3일째 묵고 있는 숙박객인데 아침마다 같은 메뉴를 먹게 하는 게 미안했는지, 오늘은 사장님이 직접 데려오셨네요.” 옆 테이블과 눈인사를 나눈 제갈경희 대표의 말이다. 만인살롱은 지금도 곗돈을 모아 일부는 옛날 방식으로 계통을 돌려 추첨하는 ‘계표 돌리기 행사’를 진행하고 동네 주민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교육, 음악회, 인문 강의, 전시회 등도 주최한다.

건해산물거리 한가운데 자리한 1897 건맥펍 역시 200여 명의 상인이 중심이 된 건맥협동조합에서 운영한다. 건해산물거리를 부흥시키기 위해 여관으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해 맥주펍으로 오픈한 것이 조합의 시작. 2021년부터는 여름밤 야외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는 ‘야장 문화’에 건해산물을 적용한 건맥축제를 열었다. 박창수 이사장은 축제를 기획한 중심 인물. “축제는 토요일마다 약 세 달간 열리는데, 매주 500여 명이 참석합니다. 특히 올해는 다른 지역에서 여행 오신 분들이 반 이상이었어요.” 평소에는 펍과 함께 위층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으니, 건해산물과 생맥주가 간절한 여행자라면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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