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계열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40%에 달하는 부실채권(NPL)을 유동화했다. NPL은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된 채권으로, 3개월 이상 연체됐거나 원금이 정상적으로 상환되지 않은 대출채권이다. 한투저축은행은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NPL비율이 나빠진 만큼 부실채권 정리를 통해 건전성 제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투저축은행은 지난달 27일자로 153억원 규모 NPL을 유동화전문회사에 양도 완료했다. 이는 한투저축은행이 지난해 연간 벌어들인 순이익 401억원의 38%가 넘는 규모다. 2023년 당시 순이익 40억원 대비로는 약 4배에 달한다.
양수하기로 한 곳은 신한채무조정후순위NPL일반사모혼합자산투자신탁제1호의 신탁업자인 NH투자증권이 100% 출자한 페이퍼컴퍼니(SPC) '에스에이치에이2503유동화전문유한회사'다. 에스에이치에이2503유동화전문회사는 이를 사모방식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부실채권을 조기현금화하고 유동성을 확보한 것이다. ABS는 특정 자산으로 구성된 집합과 그 가치를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으로, 이번에 발행된 ABS는 297억원 규모다.
앞서 한투저축은행은 2월14일자로 NH투자증권과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한투저축은행은 실사기관으로 회계법인 정후를 선정해 1월31일자로 양도 대상 부실채권 자산을 확정했다.
이번에 한투저축은행이 양도한 NPL은 미상환원금잔액 기준으로 개인회생채권 126억원, 신용회복채권 114억원 등이다. 채권수는 개인회생채권 1805건(차주수 1415건), 신용회복채권 1101건(차주수 908건)이다. 대출채권의 회수가능성, 회수기간 등을 고려해 NH투자증권은 해당 채권들을 153억원 규모로 평가했다.
금융기관이 부실채권을 매각하면 연체율과 NPL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나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투저축은행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에 따르면 NPL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9.13%를 기록했다. 전년 말 대비 3.22%p 치솟은 수준이다. 연체율은 8.13%로 같은 기간 2.99%p 악화한 상태다.
이는 저축은행 업계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중위값인 10%대에 근접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 79곳 평균 NPL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2.68%로, 2023년 말 8.82% 대비 3.86%p 나빠졌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업계 연체율 평균은 7.4%에서 9.9%로 상승했다.
한투저축은행은 "국내 금융산업은 금융기관간 합병 등을 통해 규모가 대형화되고 있으며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영업환경 속에 금융기관은 보유 중인 부실자산을 신속히 정리하는 구조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보유 중인 부실채권을 신속히 정리해 금융기관 고유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부실채권 유동화를 위해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대외 신인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해 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임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