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어 ‘뽀용’도 쓰네…日 길거리 파고든 K-뷰티 [언박싱]
LG생활건강, 유명 유튜버 협업도

[헤럴드경제(도쿄)=강승연 기자] “K-뷰티 브랜드는 패키지가 귀엽고 색상도 다양해요. 주변 학생들 사이에서도 엄청 인기예요.”
지난 3일 오후 일본 도쿄 신오쿠보에 위치한 한국의 인디 색조 브랜드 퓌(Fwee)의 플래그십 매장에서 만난 한 여고생의 얘기다. 친구와 함께 아이섀도, 틴트 등을 발라보던 이 학생은 “다른 브랜드보다 좀 비싸도 다들 사고 싶어 한다”고 했다. 3층짜리 이 단독 매장은 그처럼 교복을 입은 10대부터 제품을 체험해 보러 온 20~30대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퓌는 개성 있는 패키지와 제품당 30여개에 이르는 다양한 색상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끈 브랜드다. 지난해 9월 도쿄에서 첫발을 뗀 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에 매장을 내며 현지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국내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문화와 접목한 마케팅도 적극 활용했다. 일정 금액을 구매하면 키링 형태의 틴트나 제품 패키지를 꾸밀 수 있는 스티커를 제공하는 이벤트가 한 예다.
퓌 일본지사 관계자는 “여러 K-뷰티 브랜드들이 일본에 팝업스토어를 열며 진출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살아남은 곳은 별로 없다”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찾아본 제품을 직접 발라보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10~20대뿐 아니라 K-콘텐츠를 좋아하는 40~50대도 사 간다”고 말했다.


일본의 ‘코리아타운’이라고 불리는 신오쿠보에는 인디 K-뷰티 브랜드 데이지크의 플래그십 매장도 자리 잡고 있었다. 서울 성수동과 잠실에 있는 매장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핑크색 인테리어뿐 아니라 매장을 가득 채운 젊은 현지 소비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인근 드럭스토어, 뷰티 로드숍도 매대 전면에 K-뷰티 제품들을 진열해 놓은 덕에 서울 명동 길거리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하루 유동인구가 300만명에 달하는 도쿄 시부야에서도 K-뷰티의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일본 최대 할인매장 돈키호테의 시부야 본점은 인기 제품들을 모아 놓은 1층과 3층 화장품 코너에 K-뷰티 브랜드들을 모아놨다. 메디큐브, 바이오던스, 어뮤즈, 티르티르, 힌스, 라카, 토리든, 네이처리퍼블릭 등 많은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었다. 일본 대표 잡화 체인점인 로프트 시부야점에선 3CE, 퓌 등 주요 브랜드 매대뿐 아니라 한국 브랜드만 모은 K-뷰티존을 별도로 마련해 놨다.
K-뷰티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한 일본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뚫는 게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대응력과 현지 소비자들의 특성을 치열하게 고려한 마케팅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LG생활건강이 대표적이다. 로프트, 돈키호테, 플라자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진행하는 각종 ‘거래선(거래처)’ 이벤트 등을 통해 오프라인 접점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 최대 리뷰 사이트인 앳코스메의 하라주쿠 점포에서 팝업스토어 행사도 했다.
브랜드는 VDL과 CNP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신윤진 LG생활건강 일본사업총괄 ABM은 지난 3일 도쿄 LG생활건강 일본법인 사무실에서 만나 “일본에서 K-뷰티가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코스파(가격 대비 품질)’가 좋다는 점”이라며 “K-뷰티 제품을 주로 구매하는 20~30대는 가격대에 민감한 타깃층이기 때문에 3000엔(약 2만8000원) 전후 가격대 상품을 밀고 있다”고 말했다.
구매 결정에 다른 소비자들의 리뷰가 큰 영향을 주는 일본 문화를 고려해 인플루언서 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건희 LG생활건강 일본 법인 뷰티 마케팅 담당 PM은 “일본은 인플루언서가 제품을 몇달 동안 직접 써보고 효과를 느껴야 제품을 추천하는 경향이 있다”며 “관계를 쌓는 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LG생활건강과 협업해 VDL 블러셔 색상을 공동 개발한 일본 유튜버 ‘모모치’가 해당 제품을 이용해 화장하는 모습. [모모치 유튜브 채널 갈무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12/ned/20251012080202184fhck.png)
인플루언서 마케팅 성과 중 하나가 ‘뽀용 치크’다. 최근 약 5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일본의 인기 유튜버 ‘모모치’와 VDL의 치크스테인 블러셔 신상 색상을 공동 개발했다. 한국에서 뷰티 인플루언서들이 유행시킨 신조어 ‘뽀용(뽀얗고 화사하다는 뜻)’이라는 표현을 살려 별칭으로 썼다. 해당 제품은 발매하자마자 일본 뷰티 이커머스 플랫폼 1위인 큐텐재팬 9월 메가와리 할인 행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신 ABM은 “일본 소비자들이 올리브영에서 뭐가 잘 팔리는지 알고 있을 정도로 한국 트렌드에 빠르다”라며 “뽀용이라는 표현도 그대로 썼는데 어떤 느낌인지 알고 인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플루언서 콘텐츠와 오프라인 이벤트 등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최대한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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