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인데 계기판이 0km? 정부도 긴장한 차량의 비밀

중고차를 알아보다 주행거리가 0km인 차량을 발견하신 적 있으신가요? 신차급이라 좋다고 생각하셨다면, 잠깐 멈춰야 합니다. 최근 중국 전기차 업계를 중심으로 불거진 ‘0km 중고차’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신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판매 조작의 산물인 이 차량들이 중고차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오늘은 이 문제의 실체와 소비자가 알아야 할 핵심 정보를 정리해드립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지커 / 사진=지리자동차
0km 중고차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주행거리가 전혀 없는 차량이 중고차로 등록되는 과정은 생각보다 체계적입니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사용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차량을 실제 소비자에게 인도하기 전에 딜러나 자회사 명의로 먼저 보험을 가입시킵니다.

1) 보험 선가입 방식: 최종 구매자가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차량에 보험을 미리 등록하면, 중국 자동차 등록 규정상 이 차량은 공식적으로 ‘판매된 차’로 집계됩니다.

2) 소유권 이전 절차: 딜러나 계열사 명의로 소유권을 한 번 이전시킨 뒤, 실제 소비자에게 다시 넘기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차량은 법적으로 중고차가 됩니다.

3) 재고 처리 전략: 실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팔리지 않은 신차를 이런 방식으로 ‘판매 완료’ 처리하고, 나중에 중고차 시장에서 할인가로 판매합니다.

이런 수법은 판매량을 인위적으로 부풀려 투자자와 시장을 속이는 동시에, 재고 부담을 떠넘기는 일석이조의 전략입니다.

전기차 계기판 표시 / 사진=EVPOST
중국 정부는 왜 나섰을까

중국 정부가 이 문제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자동차 산업 전반의 신뢰도 하락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0km 중고차는 최소 5년 이상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해외로 수출되어 왔습니다.

1) 시장 왜곡 심화: 주행거리가 없는 차량이 중고차로 판매되면서 중고차 가격 구조 자체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적정 가격을 판단하기 어려워졌습니다.

2) 해외 수출 규제 강화: 2025년 11월, 중국 정부는 0km 중고차를 수출할 때 자동차 제조사의 동의를 받고 사후 서비스 네트워크 정보를 공유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3) 업계 지도 착수: 과잉 생산과 판매량 조작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는 자동차 업계 전반에 대한 지도와 규제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단기 실적을 위해 시장 질서를 무너뜨린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입니다.

중국 전기차 시장 현황 / 사진=지피코리아
어떤 브랜드가 문제였을까

중국 증권보와 여러 매체의 조사 결과, 대표적으로 두 브랜드가 이런 판매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 지커(Zeekr): 지리자동차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는 ‘0km 중고차’를 홍보하면서 보험 가입과 소유권 이전을 마친 재고 차량을 신차로 판매했습니다. 2025년 하반기 한국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적발되어 논란이 됐습니다.

2) 네타(Neta): 호존 오토의 브랜드인 네타 역시 차량 인도 전 보험 선가입으로 판매량을 부풀렸습니다. 실제 소비자들은 계약금을 지불하고 차를 기다리던 중, 보험이 이미 가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3) 비야디(BYD)의 대응: 시장 점유율 1위인 비야디는 이런 논란과 거리를 두면서도, 최대 34%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극단적인 가격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이처럼 중국 전기차 업계의 극단적 경쟁이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전기차 주행거리 표시 / 사진=시사위크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포인트

0km 중고차 문제는 중국만의 이슈가 아닙니다. 이런 차량들이 해외 시장으로 수출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나라 소비자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1) 서류 확인 필수: 중고차 구매 시 보험 가입 이력과 소유권 이전 기록을 꼼꼼히 확인하세요. 주행거리가 0km인데 보험 이력이 있다면 의심해봐야 합니다.

2) AS 네트워크 점검: 정식 수입이 아닌 병행 수입 차량의 경우, 사후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0km 중고차는 제조사 보증을 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3) 가격 비교 철저히: 신차급인데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차량은 뭔가 이유가 있습니다. 같은 모델의 신차 가격과 비교해 합리적인 가격인지 판단하세요.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 / 사진=엠투데이
전기차 중고 시장은 어디로 갈까

0km 중고차 논란은 전기차 중고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2026년을 전후로 리스 반납 물량이 급증하면서 중고 전기차 시장은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1) 가격 하락 가속화: 전기차의 감가상각 속도는 가솔린차보다 2배 이상 빠릅니다. 특히 초기 모델의 경우 배터리 기술 격차로 인해 가치 하락이 더 심합니다.

2) 배터리 성능 검증 중요성: 주행거리 5만km 수준의 중고 전기차는 배터리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지만, 구매 전 SOH(배터리 건강도) 확인은 필수입니다.

3) 투명한 유통 구조 필요: 정확한 차량 이력과 주행거리 정보를 제공하는 신뢰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건강한 중고차 생태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핵심 정리: 0km 중고차는 판매량 부풀리기를 위해 보험 선가입과 명의 이전을 거친 차량으로, 중국 정부도 규제에 나섰습니다. 소비자는 서류와 가격을 꼼꼼히 확인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경로로 차량을 구매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중고차 구매 시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확인하시나요? 댓글로 경험을 나눠주시면 다른 분들께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