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점령지 합병일에 민간인 차량 행렬 포격..25명 사망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합병조약을 체결한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곳곳에 대규모 공격을 가해 90명에 가까운 민간인이 숨지거나 다쳤다.
AP통신 등은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남부 자포리자에서 민간인 차량 행렬에 포격을 가해 25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밝혔다. 올렉산드르 스타루 자포리자 주지사는 텔레그램에서 차량 행렬이 친지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리고 오기 위해 러시아 점령지로 향하던 인도주의 호송대였으며, 사상자 전원이 민간인이라고 전했다. 텔레그램에 게시된 사진에서는 불에 탄 차량과 도로에 쓰러진 사상자들이 확인됐다.
친러시아 자포리자주 행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이 또다시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며 “우크라이나 정권은 가증스러운 도발을 통해 이번 사건을 러시아군의 소행으로 묘사하려 애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 사실을 인정한 적이 없다.
중부 드니프로에서는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운송회사를 공격해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남부 미콜라이우에서는 고층 건물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8명이 다쳤다. 남부 오데사에선 흑해상에서 발사된 이란제 자폭 드론의 공격이 이어졌으며, 이 중 일부가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다.
AP는 이날 보고된 러시아의 일제 공격은 최근 수 주간 가장 강력한 공격이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군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남부 헤르손주의 러시아 점령지에서는 친러시아 행정부의 제1보안부국장인 알렉세이 카테리니체프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숨졌다. 헤르손주 친러시아 행정부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로켓 2발이 카테리니체프의 집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자포리자주·헤르손주 등 우크라이나 내 4개 점령지 합병 조약을 체결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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