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일본 종합상사 더 산다는데”...한국 상사株는?
”영원히 살아남을 기업”...장기 보유 시사
사업다각화 성공으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 구조
韓 종합상사는? 시가총액 작고, 사업다각화 초기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일본 종합상사 5개 사의 주식을 대거 사들이자, 일본 증시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몰리고 있다. 옆 나라 주식시장에 뜨거운 관심을 쏠리면서 국내 종합상사에서 가능성을 찾으려는 투자자들도 있다. 버핏이 일본 종합상사에 투자한 포인트가 다양한 사업을 보유한 것 때문이기에 비슷한 아이디어를 국내 종합상사에 적용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버핏은 일본 종합상사 주식을 추가로 매수하고, 향후 10~20년간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버크셔의 자회사인 내셔널인뎀니티는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8.5% 이상으로 늘렸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버핏이 보유한 5대 종합상사 지분 가치는 약 2조8000억엔(25조4000억원)이 됐다.
버핏이 일본 종합상사를 찜한 건 지난 2020년 8월부터다. 당시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면서 버핏의 투자 소식이 전해졌다. 버핏이 인터뷰를 통해 밝힌 투자 아이디어는 이렇다. 일본 종합상사는 이익률이 높고 배당이 증가하고 있으며, 여러 사업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꼽았다.
버핏이 처음 종합상사 주식을 사들인 2020년에는 초저금리 기조로, 성장주가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었다. 종합상사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던 이유다. 이어 DPS(주당배당금)도 20년간 우상향했다. 일본 종합상사는 2010년대에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는데, 이후 안정적으로 이익이 성장하면서 다시 배당이 늘어나는 구조를 만들었다.
버핏 투자 이후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 초부터 6월 20일까지 미쓰비시상사, 마루베니 주가는 70%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미쓰이물산(52%), 스미토모상사(42%), 이토추상사(41%) 등도 덩달아 뛰었다. 버핏은 2020년 매수했기에 배당을 포함하면 마루베니 한 기업으로 200%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버핏은 일본 종합상사의 사업다각화에 주목하며 ‘앞으로 100년 동안, 아니 영원히 살아남을 기업’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와 같은 복합 사업체로 비유하며 어떤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이익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일본 종합상사는 뭐든지 다 파는 만물상과 같다.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에너지부터 식품, 정보기술(IT)솔루션까지 돈이 되는 모든 사업에 손을 대고 있다.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체로 뻗어 있어 어떤 상황에서도 먹거리를 확보한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일본 종합상사들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남겼다. 미쓰비시상사는 구리 광산을 개발하는 금속자원 사업, 천연가스 사업 등에서 실적이 늘어났다. 반면 친환경 사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광산 개발에 제동이 걸리더라도 위험회피(헤지)가 가능한 구조인 셈이다.
버핏의 투자 아이디어를 국내 종합상사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국내 종합상사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시가총액 기준 7조원), LX인터내셔널(1조원), 현대코퍼레이션(2700억원), GS글로벌(2600억원) 등이 있다. 다만 체급부터 차이가 커 단순 비교선상에 놓기엔 무리가 있다. 미쓰비시상사 시가총액은 95조원에 이른다. 이토추상사(82조원), 미쓰이물산(81조원), 마루베니(39조원), 스미토모상사(35조원) 등도 몸집이 크다.
사업다각화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일본 종합상사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친환경 부문과 에너지·광물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은 배터리용 광물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마루베니상사는 향후 3년간 한화 9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국내 종합상사는 사업다각화에 발을 내디뎠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4월 에너지·철강·식량이라는 세 가지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친환경 종합회사로 변신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어 LX인터내셔널도 종합 에너지 기업을 제시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로봇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대해 “호주 세넥스에너지(Senex Energy) 인수, 포스코에너지 합병으로 LNG사업에서 통합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올해 영업이익은 합병효과로 전년 대비 11% 증가한 1조68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종합상사에 관해 관심을 높여야 할 시기라고 보고서에 언급했다. 그는 “국내 종합상사는 밸류에이션 매력을 보유하고 있어 ‘신사업 추진’이라는 성장력만 부각된다면 기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점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일본주식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점도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당장은 일본 종합상사 주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개월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산 일본 주식에는 4위에 미쓰비시상사(한화 43억원), 7위에 마루베니(31억원)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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