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金배추… “김장 포기해야 하나” 한숨

폭우·폭염탓 작황부진… 1통 1만원대도
절임배추 전년대비 40% 가까이 올라
“본격 김장철엔 가격 안정세 찾을 것”

▲ 22일 청주시내 한 대형마트의 채소 코너 위에 포기당 9730원짜리 배추를 7480원으로 할인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이용민 기자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배추가격의 강세가 계속돼 소비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가을배추 생육이 양호해 본격적인 김장철에는 배추 수급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농산물유통정보사이트 카미스에 따르면 21일 기준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상품 1포기에 9162원으로 나타났다.

한달 전 가격 9581원보다는 다소 내렸지만 전년 5103원, 평년 4912원에 비하면 여전히 2배에 가까운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유통업태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1만원 이상을 주고 사야 하는 곳도 있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김장봉사를 하는 민간단체들의 걱정은 더 크다.

독거노인 등에 반찬봉사를 하는 한 봉사자는 "최근 식재료 가격이 너무 올라 반찬가지수를 줄여야 할 정도"라며 "조만간 김장나눔행사를 해야하는데 20㎏짜리 절임배추 하나가 작년에는 3만 7000원인가에 샀는데 지금은 5만원을 달란다"고 한숨지었다.

지방보조금 감축 기조 속에 청주시새마을회의 ‘사랑의 김장 나누기’ 보조금은 지난해 3000만원에서 올해 2550만원으로 15%나 삭감되기도 했다.

김치는 비싸다고 소비를 피할 수 없는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만큼 소비자들이 배추 가격변동에 민감한 편이다.

올해 배춧값 상승의 주원인은 폭우와 장기간 이어진 폭염이 꼽힌다.

본격적인 김장철 전 ‘고랭지 배추’가 출하되는 데 고온다습한 날씨로 물러 썩고 흐물흐물해지는 무름병에 작황이 크게 타격을 받았다는 얘기다.

2000년대 들어 배춧값이 가장 폭등한 해는 2010년이다.

당시 폭염과 태풍, 기습 호우 등이 잇따르며 9월말부터 10월초까지 배추 한 포기 가격이 1만 5000원까지 올랐다.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올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그래도 10월 중순부터는 배춧값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정상화까지 보다 시일이 소요되겠지만 본격적인 김장철인 11월말까지는 안정세를 찾을 전망이다.

정부는 가을배추·무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11월부터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큼 배추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강원 평창, 횡성, 강릉 등에서 출하되는 준고랭지 2기작은 지속된 고온으로 생육이 부진해 10월 중순까지는 출하량이 적었다.

하순부터는 출하 지역이 충북 단양 등으로 확대되고 작황도 좋아 출하량도 현저히 늘어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0월 들어 날씨가 좋아져 김장철에 쓰일 가을배추가 잘 자라고 있다"면서 "갑작스러운 강추위나 폭설 같은 이상기후만 없으면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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