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SK에코 IPO 어려워지나 '중복상장 규제' 발목

/사진 제공=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IPO)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SK㈜와 SK에코플랜트는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주식을 전부 인수하기로 했다. FI와 약속한 IPO 기한은 올해 7월이지만 금융당국이 중복상장을 규제하기로 한 시기와 맞물리면서 상장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SK㈜와 SK에코플랜트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FI가 가진 보통주와 전환우선주(CPS)를 모두 양수하기로 했다. 총 1조500억원 규모이며 SK㈜가 4000억원, SK에코플랜트가 6500억원을 각각 주식 매입에 투입한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FI로부터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로 약 1조원을 조달하면서 올해 7월까지 IPO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밸류에이션을 높이기 위해 환경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섰으나 기업가치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자 고부가가치 하이테크 사업으로 선회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이르면 7월부터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하면서 IPO가 무산됐다. SK에코플랜트는 모회사인 SK㈜가 지분 63.7%를 보유하고 있어 중복상장 규제 대상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회계처리 위반 이슈까지 겹쳐 IPO를 위한 예비심사조차 청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측은 FI 지분 매입에 대해 향후 발생할 배당금 부담으로 인한 재무부담 완화와 주주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매입금은 별도의 외부 조달 없이 자체 보유금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SK㈜는 이번 지분 매입으로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이 71.2%로 상승한다. SK㈜는 SK에코플랜트가 확보한 반도체 밸류체인의 성장잠재력을 기업가치에 연결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 중심으로 리밸런싱을 완료했다. 2024년 반도체 사업을 하는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를 편입한 데 이어 2025년 SK트리켐과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소재 기업 4개사를 추가했다.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 팹(반도체 생산공장)의 설계·조달·시공(EPC)를 도맡고 있다. 첨단사업장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AI 데이터센터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했으며 AI 인프라 솔루션 공급자까지 입지를 넓힐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우량 비상장 포트폴리오인 SK에코플랜트 지분을 확대하고 밸류업을 가속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라며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밸류체인 내 핵심 계열사로 성장함에 따라 SK㈜의 기업가치도 함께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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