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글로벌 빅테크와 1.5조 규모 실리콘 캐패시터 공급 계약
MLCC 기술력 바탕으로 신사업 수주

[파이낸셜뉴스]삼성전기가 주요 빅테크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 안정화를 돕는 핵심 부품인 '실리콘 캐패시터'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빅테크 간 차세대 AI 반도체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삼성전기가 핵심 부품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대형 기업을 대상으로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실리콘 캐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 2년간이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가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온 실리콘 캐패시터 사업에서 거둔 첫 대규모 공급 성과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가 AI 시대 핵심 부품 토털 솔루션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향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실리콘 웨이퍼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초소형·고성능 캐패시터로, AI 서버용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 탑재돼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최근 AI 반도체는 처리 데이터의 양이 급증하며 전력 소모량도 크게 늘고 있다. 특히 AI 서버용 패키지는 일반 PC용 대비 면적이 크고 층수도 증가하면서, 전력 공급 안정성과 신호 무결성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순간적인 전력 변동에도 성능 저하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반도체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노이즈를 제거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실리콘 캐패시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기존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대비 저항이 100배 이상 낮아 고성능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신호 손실을 최소화한다. 또한 실리콘 웨이퍼 기반의 초박형 구조로 설계돼 고밀도 집적화가 가능하며, 고전압·고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기술 진입 장벽이 높고 고객사 인증 절차가 까다로워 소수 기업이 시장을 과점해왔다. 삼성전기는 기존 MLCC와 패키지 기판 사업에서 쌓아온 초미세 공정 역량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핵심 공급망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대규모 계약을 기점으로 삼성전기는 AI 서버뿐 아니라 자율주행 시스템, 모바일 등 고성능 컴퓨팅 분야로 공급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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