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막힌 사할린동포 영주 귀국자들, 최초로 뱃길 입국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3. 3. 1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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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강제 이주된 후 고국 땅 못 밟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비행기 아닌 배편 선택
최고령자 1935년생, 이달 말까지 90명 입국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하늘길이 막혔던 사할린 동포 영주귀국 대상자들이 17일 오후 강원도 동해항 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배편으로 입국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사할린 동포 영주귀국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비행기가 아닌 배편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관계기관의 협조를 통해 배편으로 영주귀국 대상자들이 입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한 사할린동포 및 동반가족 63명이 강원도 동해항 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했다.

오는 31일에도 추가로 27명이 들어올 예정이다.

‘사할린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사할린동포법)’은 일제강점기 당시 러시아 사할린에 강제 이주당했지만 광복 이후 고국으로 귀환하지 못하고 사할린에서 살아온 사할린동포(1세대)와 그 동반가족(2세대)의 영주귀국 및 정착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이날 입국한 영주귀국자들은 지난해 사업에 선정된 350명 중 일부로, 당초 2022년 연말에 입국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항공 노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입국이 올해까지 연기됐다.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등을 비롯한 관계당국은 영주귀국 대상자들의 높은 연령과 귀국에 대한 열망을 고려해 하늘길 대신 배편으로 입국하는 경로를 모색했다.

이날 입국한 사할린 동포 63명 중, 1945년 8월 15일까지 사할린에서 태어났거나 사할린으로 이주한 사할린동포 1세는 4명이고 2세가 59명이다. 최고령자는 올해 88세인 1935년생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입국한 뒤 귀국환영회 행사를 마치고 서울·경기·인천·부산에 거주 중인 사할린동포 국내 1세 거주지역으로 이동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의료인력을 포함한 직원 6명을 현지 인솔로 파견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해항까지 영주귀국자들의 입국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 강원지사 역시 동해항에서 봉사원들과 회원들의 협조로 이들의 입국을 도왔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앞으로 영주귀국 대상자들의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위해 사할린동포 지원캠프를 운영한다”며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업해 대상자 신규세대 입주 및 국적취득과 생계급여 신청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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