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년 전 영화 알려줌 #88/9월 8일] <크림슨 타이드> (Crimson Tide, 1995)
28년 전 오늘(1995년 9월 8일), 핵무기를 가장 은밀하게 운용할 수 있는 역사상 가장 무서운 살인 기계인 핵잠수함 내부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적나라하게 그린 영화 <크림슨 타이드>가 개봉했습니다.

러시아에서 발생한 내전에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이 개입, 러시아에 대한 대외원조를 중단하자, 구소련 강경파 군부 지도자 '블라디미르 라첸코'(다니엘 본 바겐)는 반란군을 앞세워 잠수함 기지와 핵미사일 기지를 접수한 후, 미국과 일본을 핵폭탄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죠.

미 국방성은 '라첸코'가 핵미사일 암호를 수중에 넣기 전에 사태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 곤경에 빠지고, 대응책으로 '램지' 함장(진 핵크만)과 신임 부함장 '헌터' 소령(덴젤 워싱턴)이 지휘하는 미 핵잠수함 '앨라배마호'가 출정합니다.

이들이 러시아의 핵미사일 기지 근해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던 중 러시아 잠수함과 마주치게 되면서 위기 사태가 시작되는데요.
치열한 전투 끝에 러시아 잠수함을 격침하는 데 성공하지만, '앨라배마호'도 적함의 어뢰 공격에 선체 일부가 파손되는 피해를 보고, 때마침 본국으로부터 수신되던 핵미사일 발사 명령이 중간에 끊기고 맙니다.

'램지' 함장은 직권으로 핵미사일 발사를 명령하지만, 부함장 '헌터'는 명령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하면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는 논리로 '램지' 함장의 명령을 거부하고, 핵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려는 '램지' 함장의 지휘권을 박탈하고 감금해 버리죠.
한편 선체에 피해를 입은 '앨라배마호'가 심해로 깊이 가라앉기 시작하는 와중에 '램지' 함장의 뜻을 따르는 장교들이 반란을 일으킵니다.

<크림슨 타이드>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인류는 자신들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깨닫기 시작했고, 그 공포심이 인간을 지배하던 냉전 시대를 거쳐, 탈냉전 시대에 만들어진 작품인데요.
탈냉전 시대에도 지구를 수십, 수백 번 멸망시키고도 남을 막대한 양의 핵무기가 강대국들 틈바구니에서 서로를 조준한 채, 냉전 시대의 공포를 이어가고 있었죠.

<크림슨 타이드>는 핵무기를 발사하려는 자와 이를 막으려는 자의 갈등은 단순히 두 사람의 갈등을 떠나, 인류의 존망이 걸린 열쇠를 단 한 사람의 판단에 맡긴다는 게 얼마나 위험하고 어리석은 노릇인지 극명하게 증명하고 있으며, 핵이라는 금단의 무기를 떠안은 인류가 절대병기를 가진 게 아니라 절대 멸망의 구렁텅이 앞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인데요.

<탑건>(1986년)을 통해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토니 스콧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시드니 포이티어 이후 최고의 흑인 배우란 찬사를 받는 덴젤 워싱턴, 그리고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성격파 배우 진 핵크만, 그리고 크레딧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쿠엔틴 타란티노'가 각색에 가세하며 개봉 전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았죠.

할리우드 유수의 블록버스터 음악을 담당한 한스 짐머의 뛰어난 스코어와 함께, <크림슨 타이드>는 현재 '잠수함 영화'라는 카테고리를 떠나 상업 영화 중의 수작으로 거론되는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영화는 표면적으로 3차 대전 발발이라는 위기 사태를 다루고 있지만 흑백 간의 갈등이 굉장히 미묘하게 깔려 있죠.

많은 핵잠수함 중 '앨라배마'를 선택한 이유는, 앨라배마 주가 흑백 인종 차별로 악명이 높은 곳이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영화 제목인 <크림슨 타이드>도 진홍색 조류, 즉 바닷물이 붉게 물이 들 정도로 아주 위급한 실전 사태, 일급 위기 사태를 뜻하는 미 해군 군사용어이자 풋볼로 유명한 앨라배마 대학 풋볼팀의 별칭이기도 합니다.
<크림슨 타이드> - 디즈니+ (스트리밍)
- 감독
- 토니 스콧
- 출연
- 덴젤 워싱턴, 진 핵크만, 맷 크레이븐, 조지 던자, 비고 모텐슨, 제임스 갠돌피니, 록키 캐롤, 제이미 고메즈, 마이클 밀호안, 스콧 버크홀더, 대니 누치, 릴로 브란카토, 에릭 브루스코터, 릭 슈로더, 스티브 잔, 마르셀로 테드포드, R.J. 크놀, 빌리 드블린, 매튜 배리, 크리스토퍼 버트, 짐 보이스, 제이콥 바가스, 카이 레녹스, 마이클 D. 웨더레드, 토미 부시, 얼 빌링스, 마크 크리스토퍼 로렌스, 마이클 치에포, 애슐리 스모크, 제임스 레져, 트레버 St. 존, 데니스 가버, 바네사 벨 칼로웨이, 브렌든 제퍼슨, 애슐리 칼로웨이, 다니엘 폰 바겐, 리차드 발레리아니, 워렌 올니, 래드 델리, 숀 오브라이언, 빅터 토건드, 트로이 A. 세퍼스, 아르만드 왓슨, 브렌트 골드버그, 스콧 그림즈, 라이언 필립, 데일 안드레 리 에버렛, 안젤라 C. 토르투, 로날드 라메사르, 로빈 파라데이, 크리스 엘리스, 모 갈리니, 스티브 곤잘레즈, 제이슨 로바즈, 제럴드 에머릭
- 평점
-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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