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추모 현수막 하나 없나요?”…구청 찾은 유가족의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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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오늘(28일), 고 이남훈 씨 엄마 박영수 씨는 용산구청을 찾았습니다.
박 씨는 "어쨌든 용산구에서 일어난 참사가 아니냐"며 "아무리 (구청장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났다 해도 도의적인 책임이라는 게 있는데, 용산구청의 인색한 모습에 너무 화가 났다"고 전했습니다.
이태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지난달 30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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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오늘(28일), 고 이남훈 씨 엄마 박영수 씨는 용산구청을 찾았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무 기대도 없이, 그래도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찾은 용산구청은 박 씨의 예상 그대로였습니다.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한다는, 이태원 곳곳에 걸려 있는 흔한 추모 현수막 하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박 씨는 "어쨌든 용산구에서 일어난 참사가 아니냐"며 "아무리 (구청장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났다 해도 도의적인 책임이라는 게 있는데, 용산구청의 인색한 모습에 너무 화가 났다"고 전했습니다.
이태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지난달 30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유가족은 "참사 당시 구청에서 경찰에 경비 요청을 했다면 대규모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 "대외적으로 추모하기 곤란"…"구청이 먼저 손 내밀어야"
용산구청 관계자는 취재진의 질의에 "구청이 추모에 나서는 것을 유가족 측에서 원치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억과 안전의 길을 조성하고 유지하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구청장이 이태원 참사의 책임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되는 만큼, 대외적인 추모 활동에 나섰다가 되레 유가족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까, 우려된다는 취지입니다.
다른 기관의 상황은 어떨까요?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이태원 참사 2주기와 관련해 게시된 추모 현수막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모든 참사와 관련된 현수막을 현실적으로 게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청 관계자 역시 "별도 추모 현수막을 게시하지 않았다"며 "지난 토요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추모대회 외에 별도로 조치한 부분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서울시는 청사 조명을 이태원 참사를 상징하는 보랏빛으로 점등하고, 로비에 추모 문구를 띄웠습니다.
참사로부터 고작 2년이 지난 지금, 참사에 정치적·도의적 책임이 있는 기관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내줬으면 하는 유가족의 바람이 큰 욕심은 아닐 겁니다.
박 씨는 '유가족이 구청 차원의 추모 행동을 원치 않았다'는 용산구청의 해명이 '핑계'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모른 척하고 있다는 건, 구청장이 무죄가 나왔으니 '이래도 된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내놓는 것밖에 안 된다"며 "구청이 유가족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참사 발생으로부터 이태원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오늘까지도, 박 구청장은 ‘침묵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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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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