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이가섭 "건오-수오 핵심은 눈...쌍둥이냐는 반응 기분 좋았죠 " [mhn★인터뷰①]
"표현 못할까 두렵기도...그래도 재밌었어요"
"수오는 착하게, 건오는 안타깝게 보이려 했죠"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는 힘 생겨"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에서 가장 돋보인 배우라면, 1인 2역을 탁월하게 소화해 낸 이가섭이 아닐까 싶다.
이가섭은 지난 4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이하 '백설공주')에서 쌍둥이 형제인 현건오, 현수오 1인 2역을 맡았다.
억울한 누명을 쓴 주인공 고정우(변요한)의 친구이자, 사건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쥔 인물들. 이가섭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두 인물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로부터 호평받았다.
배우로서 1인 2역에 대한 욕심이 있었지만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해보자"는 생각이 컸고, 결국 성공적으로 도전을 마쳤다.
그는 먼저 "표현을 잘 못할까 봐 두렵기도 했지만, 분명히 재밌었다. 나한테 이런 기회가 주어졌는데 제대로 해야겠다, 애매하게 하지 말자 생각했다. 다행히 다들 믿어주시고 잘한다고 해주셔서 어느 순간 열심히 잘하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두 인물 각자만 놓고 보더라도 결코 단순하지가 않았다. 수오는 자폐를 가졌고, 건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늘 불안에 떨었다. 얼굴만 같았지, 풍겨오는 분위기는 180도 달랐다. 이가섭은 보는 입장에서도 '같은 배우가 맞나?' 생각이 들 정도로 서로 다른 인물을 완벽히 구현했다.
이가섭 역시 "둘이 쌍둥이냐는 댓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살짝 변형시킨 것에 그렇게 다르게 봐주시니까 기분이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 인물을 어떻게 보고 그려내고자 했을까. 먼저 수오에 대해서는 "도움이 되는 착한 인물로 보이고 싶었다. 반전 생각 안 하고, 사건의 키가 되는 인물로 그리자는 게 목표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건오에 대해서는 "외롭고 안타까운 느낌을 주려고 했다. 뭘 하려고 해도 외부에서 압박이 들어오기에 할 수 없는 답답함. 그런 걸 잘 전달하려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외적인 표현은 기본, 연기에 있어 특히 신경 쓴 부분은 두 사람의 눈이었다. 이가섭은 "건오가 누군가를 볼 때와 수오가 볼 때. 과연 어떻게 다르게 볼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오가 무천가든에 처음 돌아와서 사람들 눈을 한 명씩 보는 장면이 있다. 그때 건오의 모습이 보여지는 것 같았다. 직관적으로 꿰뚫어 보려는 느낌. 그런 부분에서 나눌 수 있겠구나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자폐를 가진 인물은 수오를 연기할 때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이가섭은 "레퍼런스로는 (미국 드라마) '굿 닥터'를 참고했다. 서번트증후군을 가진 인물인데, 특히 눈 같은 부분들을 많이 봤던 것 같다"라며 "그러나 내가 하면 당연히 다르게 나올 테니까, 어떻게 나올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했다.
쌍둥이이기에 교집합도 염두에 둬야 했다. 이에 이가섭은 "건오가 말이나 행동할 때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것들이 있다. 그게 수오가 뭔가 지키려 할 때 나오는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이가섭은 무엇보다도 두 인물을 다르게 만들어 준 건, 함께 호흡을 맞춘 상대 배우들이라며 공을 돌렸다. 특히 극 중 아버지인 현구탁 역 권해효, 친구인 고정우 역 변요한이 주는 몰입감이 엄청났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가섭은 "두 분 다 상황에서 나오는 몰입감이 굉장하시다. 덕분에 진짜 건오가 되고 수오가 된 것 같다. 상황이 주는 몰입감이 커서 그냥 그걸 따라가기만 해도 그 상황이 나오는 것 같았다"라며 "나도 저렇게 할 수 있게 해야겠다는 자극이 되기도 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영화 '양치기들' '폭력의 씨앗' '도어락', tvN 드라마 '지리산', 디즈니+ 시리즈 '삼식이 삼촌',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등 다수 작품에 출연했지만, 대중에게 이가섭의 얼굴와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킨 건 아마도 이번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에 이가섭 역시 "촬영 끝나고 2년 정도 있다가 공개된 작품이라서 더 반가웠다. 끝나고 나니 벅차오르고 울컥하기도 한다. 관심도 많이 주셨고, 사랑도 많이 받은 것 같다"라며 "이번 작품 통해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앞으로 재밌게 즐기기 위한 힘이 생긴 작품이지 않나 싶다"고 돌아봤다.
이가섭 "고3 때 바둑→연기 진로 변경...재밌게 끝까지 해보려고요 " [mhn★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TEAM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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