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해지는 고려아연 쟁탈전…공개매수에 공개매수로 맞서다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2024. 10. 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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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고려아연 최씨 일가 핵심 3인이 고려아연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될 계열사 영풍정밀의 경영권을 지키고자 1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최 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등 3인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제리코파트너스는 2일 공개매수 신고서를 공시하며 "영풍정밀 발행 주식의 25%(393만7500주)를 공개 매수하는 데 최대 118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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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일가 3인 SPC 세워 영풍정밀 경영권 사수전에 1181억원 투입
“‘본격적 반격’의 시작…MBK, 기업가치 증대에 관심 없어”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창립기념일(8월1일)을 하루 앞둔 지난 7월31일 울산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고려아연 최씨 일가 핵심 3인이 고려아연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될 계열사 영풍정밀의 경영권을 지키고자 1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최 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등 3인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제리코파트너스는 2일 공개매수 신고서를 공시하며 "영풍정밀 발행 주식의 25%(393만7500주)를 공개 매수하는 데 최대 118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앞서 지난 1일 주요 경제 신문 광고를 통해 영풍정밀 보통주 공개매수 공고를 내고, 오는 2일부터 21일까지 20일간 영풍정밀 발행 주식 25%를 주당 3만원에 사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제리코파트너스 측은 이번 공개매수 대금 중 300억원은 최 회장 등 주주 3인이 자기 자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881억원은 하나증권에서 차입할 예정이라고도 공시했다. 대출 자금의 최소 고정 금리는 5.7%이며, 만기는 6개월로 정해졌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이와 관련해 지난 9월30일 하나증권과 총 1000억원 규모의 대출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제리코파트너스의 사내이사진에는 최윤범 회장의 최측근 인사들이 포진됐다. 제리코파트너스의 이승호 대표이사는 현 고려아연의 최고재무책임자(CFO)다. 제리코파트너스는 공개 대항 매수의 목적에 대해 "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맞서기 위함"이라고 명료하게 주장했다.

이어 "MBK의 적대적·약탈적 M&A 시도에 대응해 주식을 취득함으로써 대상 회사의 기업가치 및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며 "회사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대상 회사의 현 경영진이 장기간 축적된 영업 능력과 산업 전문성, 경영 노하우를 활용해 향후 지속해서 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홍보 대행사를 통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는 이번 대항 조치를 '본격적 반격의 시작'이라고 표현했다. 제리코파트너스는 "기업가치 증대에 관심이 없는 MBK가 오로지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개매수에 나선 것을 저지해 기존 주주들이 지지하는 회사의 경영 방침과 주주 친화 정책 등을 예정대로 실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알렸다.

최 회장 측이 본진인 고려아연보다 계열사인 영풍정밀 경영권 확보를 위한 대항 공개매수에 먼저 나선 건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85%가 향후 벌어질 치열한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MBK 연합 측의 희망대로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최 회장 측으로부터 고려아연 지분 1.85%를 확보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의결권을 3.7%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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