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터뷰!) 영화 '교생실습' &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의 한선화 배우를 만나다

배우 한선화가 영화 '교생실습'을 통해 대중을 또 한 번 매료시켰다. 영화 '교생실습'은 수능 귀신에 맞서 죽음의 모의고사를 치르게 된 열혈 MZ 교생 은경과 흑마술 동아리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하이스쿨 호러블리 코미디다. 특유의 능청스럽고 사랑스러운 연기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한선화는 이번 작품에서 사명감 가득한 열혈 교생 '강은경'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영화 개봉을 맞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가 털어놓은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와 연기를 향한 진솔한 속내를 문답으로 정리했다.
-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의 첫인상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독특한 장르라 고민도 있었을 텐데.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낯설고 개성이 강했다. 솔직히 세계관에 진입하기가 조금 버거웠고 물음표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과거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속 지연의 대사를 처음 봤을 때도 '이게 가능한가?' 하는 놀라움이 있었는데, 이번 대본은 좋은 의미로 더 놀랍고 발칙했다. 평소 몰입력이 높고 상상력이 풍부해서 귀신이 쓰이거나 가위에 눌릴까 봐 공포 영화를 잘 보지 못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전통적인 공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B급 코미디가 섞여 있어 생각만큼 무섭게만 다가오지 않았다. 대사나 세계관이 워낙 독특하다 보니 내가 어떻게 해야 이 맛을 잘 살릴 수 있을지 호기심과 궁금증이 솟구쳤다.
-처음 이 영화 봤을때 당황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볼만했다. 호러 코미디인데 B급적 정서도 강한데, 배우님이 이 영화를 잘 소화 하신것 같다. 한편으로 감독님이 애초부터 배우님을 목표로 두고 시나리오를 쓰신건지 궁금하다.
감독님께서 나를 염두해 두고 하셨느니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감독님이 나에게 '배우님 말고는 대안이 없어요'라고 하셨는데, 그만큼 나를 믿어주고 선택해 주셔서 고마웠다.(웃음) 감독님의 전작인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을 봤는데 영화가 너무 신선하고 독특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감독님 단편중 '혈세라는 작품도 봤는데, 짧은 시간안에 강렬한 미장센을 만드는 감독님의 연출력을 보고 이분은 미장센 만큼은 확고한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호감도를 갖게 되었다.

- 극 중 사명감과 과잉된 열정을 가진 MZ 교생 '은경'을 연기했다. 캐릭터에 어떻게 접근했나.
은경이라는 인물은 "뀨, 개쩌는데?" 같은 MZ 세대 특유의 대사를 거침없이 내뱉으면서도, 정식 교사가 아님에도 학생을 귀찮아하지 않고 위험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영웅 심리와 정의로움을 가진 인물이다. 실제 내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서 인위적으로 간극을 좁히려 하기보다는, 은경이 가진 기본값인 '열정'과 '에너지'를 온전히 믿고 집중하려 했다. 인물의 순수함과 감독님이 의도한 B급 감성이 동시에 살아나려면 내가 이 세계관을 끝까지 믿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낯설고 엉뚱한 상황 속에 인물을 뚝 떨어뜨려 놓았을 때, 그 안에서 나오는 반응들을 책임감 있게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 이번 현장에서는 늘 함께하던 선배나 동료 대신 후배 배우들(홍예지, 이여름, 이화원, 유선호 등)과 주로 호흡을 맞췄다.
최근 작업에서는 주로 선배님들이나 동료들과 함께했는데, 이번처럼 촬영장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큰언니'이자 선배 입장이 되어 이끌어간 것은 거의 처음이었다. 회차와 촬영 기간이 길지 않았던 데다 현장의 중심 축 역할을 해야 해서 책임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 후배 배우들이 각자의 역할을 너무나 훌륭하게 소화해 줬다. 나이 차이가 있음에도 자연스럽게 호흡이 어우러졌고, 오히려 내가 후배들에게 도움을 받은 부분이 많았다.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인터뷰 당시 방영중)의 장미란 같은 내면적인 캐릭터와 '교생실습'의 강은경 같은 코믹적인 캐릭터 등 극과 극 캐릭터를 오가는 연기를 오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연기 스펙트럼이 크시 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그점에서 배우로서 자신감과 자부심이 크지 않으실까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기분좋은게 이렇게 나와 관련한 재미있는 반응들을 보는 것이다. 내가 과거 출연했던 몇편의 독립영화 프로필을 돌아본적이 있었는데, 내가 이런 다양한 인물들을 만났구나라는 것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사실 안해본 연기들이 꽤 많다. 요즘 작품들을 보면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아직 액션물을 해보지 못했는데, 나이 40살이 되기전에 액션에 도전해 보고 싶다.(웃음)
-배우에게 출연작이 중요해야 할 상황에서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을 선택할수 있었던 배경은? 소속사도 독립영화를 선택할수 있도록 많이 장려하시는 편이신지 궁금하다.
사실 내가 첫 영화를 독립영화로 시작했는데, 이후에는 다른 소속사에 있다가 다른 독립영화도 할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내 배우 생활의 시작을 함께한 그 소속사로 다시 돌아왔다.(매니저들과 함께 박수침, 웃음) 그점에서 보면 내가 좋은 이력들을 만들어 낸것 같아 기분이 좋다. 원래 연기를 처음 시작할때만 해도 상업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영화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독립영화라는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에 독립 영화 혹은 대학교 졸업 작품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기게 되었고 그때부터 독립, 저예산 영화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려고 노력했다. 지금의 김민하 감독님 같은 독특한 작품관을 지닌 개성파 연출자들이 있듯이 독립영화에는 뛰어난 인재들이 가득해서 여전히 흥미롭다. 또 도전해 보고 싶다.(웃음)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자체가 배우의 고충을 느끼게 하는 캐릭터이기에 배우님에게 많은 여운이 남겨질 것으로 생각된다. 미란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가장 공감이 가던 부분이 있었다면?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미란이라는 인물이 어떤 캐릭터인지 소개가 될 것이다. 미란이는 겉으로는 화끈해 보이고, 화려해 보이는 배우의 면모를 지니고 있지만, 사실 그런 사람도 다 똑같은 인간이고 남들이 모르는 본인만의 조용한 삶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어찌보면 미란이도 스타이기 이전에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대사를 전부 외우고 있는데, 그 정도로 이 작품이 너무 좋다. 각본집이 나오면 꼭 살것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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