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이 스며들던 4월의 초입, 봄 향기가 절정에 이르던 그 시기에 우리는 일본으로 떠났어요.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일본 간사이 지역, 그중에서도 오사카를 중심으로 고베,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그리고 교토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도시들을 단 2박 3일 동안 알차게 담아낸 여정이었답니다.
여행이란 늘 그렇듯 계획을 세우는 순간부터 설레고, 다녀온 후엔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되죠. 이 글에서는 실제 여행 루트를 따라 하루하루의 코스를 정리하면서, 직접 느꼈던 분위기와 감정까지 담아 소개해보려 해요.
"짧아서 아쉽지 않을까?" 걱정할 틈도 없이, 하루가 너무 꽉 차서 돌아오고 나니 마음 한구석이 더 따뜻해졌던 그런 여행. 지금부터 오사카와 고베의 도시 풍경, USJ의 동심 가득한 하루, 교토의 고즈넉한 정취까지 함께 따라가 보실래요?
Day 1
1. 고베
오전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간사이 공항은 이미 봄 햇살이 따사롭게 내려앉아 있었어요. 공항을 나서자마자 향한 곳은 고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이 도시엔 조용한 여유가 가득했어요.
메리켄 파크에선 파란 하늘 아래 포트타워가 우뚝 서 있었고, 공원 너머로 펼쳐진 바다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죠. 바로 옆 하버랜드 모자이크에선 유람선이 천천히 오가고, 바닷바람이 옷깃을 스치며 봄의 향기를 전해주었어요.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장소, 고베는 그렇게 우리를 반겨줬답니다.
2. 오사카
고베에서의 여유를 뒤로하고 오사카로 이동했어요. 해가 지고 나서야 만난 도톤보리는 낮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죠. 반짝이는 간판들, 그 앞을 가득 채운 사람들, 그리고 구리코상 앞에서 줄지어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 우리도 그 틈에 살짝 끼어 추억 한 장을 남겼어요.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가면 나오는 신사이바시 쇼핑 거리에선 따뜻한 국물 라멘 한 그릇으로 하루를 마무리했어요. 익숙하지 않은 도시지만, 그 안에서 마음은 꽤 편안했어요. 호텔로 돌아와 창밖을 보며 하루를 정리하니, ‘아직 첫날인데 벌써 이렇게 좋다니’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Day 2
이날은 여행 중 가장 특별한 날이었어요. 한쪽은 USJ에서의 자유시간, 또 다른 한쪽은 교토에서 전통과 자연을 마주하는 여정. 어느 길이든 분명 멋진 하루가 될 거란 예감이 있었죠.
1. 선택 A –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동심을 깨우는 하루
아침 일찍 USJ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마치 꿈의 세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었어요.
첫 코스는 해리 포터 존.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커다란 호그와트 성이 나타났고, 그 순간 숨이 멎을 듯한 감탄이 절로 나왔죠. 따끈한 버터맥주를 손에 들고 호그스미드 마을을 걷는 그 기분, 말로 다 표현하긴 어려워요.
슈퍼 닌텐도 월드에선 마리오와 루이지가 진짜 살아 있는 것처럼 반겨주고, 직접 운전하는 AR 마리오 카트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간식도 빼놓을 수 없었는데, 미니언 모양 찐빵이나 크림치즈 가득한 핫도그처럼 눈과 입을 동시에 즐겁게 해주는 것들이 참 많았답니다.
오후 5시 반, 픽업 차량이 도착했을 땐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어요. 짧은 하루였지만, 다시 오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오래 남았으니까요.
2. 선택 B – 교토, 천천히 걷는 고즈넉한 하루
교토는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마음이 차분해졌어요. 도시 전체가 한 템포 느린 리듬으로 흘러가고 있었죠.
먼저 찾은 곳은 청수사(기요미즈데라). 나무 데크 위에서 바라본 도심은 봄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그 고요한 풍경이 마음을 깊이 감쌌어요. 이어서 걸은 산넨자카와 니넨자카 거리에선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고, 골목 사이사이에서 나는 말차 향이 무척이나 포근했답니다.
아라시야마에 도착해 도게츠교를 건넜을 땐, 물 위를 스치는 바람이 참 부드럽다고 느껴졌어요. 이어진 치쿠린 대나무숲에선 한참을 말없이 걸었죠. 나뭇잎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바람 소리는 그 어떤 음악보다 더 좋았어요. 마지막 코스였던 기모노 포레스트에선 전통 문양을 담은 기둥들이 불빛을 머금고 있었고, 그 사이를 걷는 순간은 마치 한 편의 전시회를 보는 것 같았어요.
Day 3. 오사카성에서의 마지막 인사
여행의 마지막 날은 오사카성으로 향했어요. 천수각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지만, 성 주변을 감싸는 벚꽃들은 충분히 우리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꽃잎이 바람에 살짝 날릴 때마다, 이 여행이 참 예쁜 기억으로 남겠구나 싶었죠.
공항으로 가는 길. 창밖 풍경이 하나둘 멀어졌고, 마음은 벌써 다음 여행을 꿈꾸고 있었어요. 그 짧았던 2박 3일, 한 장의 사진처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한 작지만 소중한 팁
USJ를 가신다면 익스프레스 티켓은 꼭 미리 구매하세요. 인기 어트랙션은 줄이 꽤 길답니다.
교토 일정은 걷는 시간이 많아요. 편한 운동화와 여유 있는 마음을 준비하시면 더 좋을 거예요.
도톤보리는 밤이 훨씬 예뻐요. 조명이 켜지는 저녁에 가보세요.
아라시야마는 오전이 한산해요. 대나무숲을 조용히 걷고 싶다면 아침 일찍 추천드려요.
환전은 미리미리. 편의점이나 쇼핑할 땐 교통카드나 신용카드를 활용하면 편리해요.
여행의 끝, 그리고 마음에 남은 이야기
돌아와 보니, 짐은 금세 정리됐지만 마음 한 켠에는 여전히 그곳의 풍경이 머물러 있는 듯해요. 고베의 바닷바람, 도톤보리의 화려한 네온, USJ에서의 짜릿한 하루, 교토 골목의 조용한 발자국 소리까지. 모두가 하나의 조각처럼 맞물려 이번 여행을 완성해줬던 것 같아요.
2박 3일이라는 시간이 정말 짧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하루하루가 참 풍성했어요. 눈으로 담은 장면들도 많았지만, 그때 느꼈던 감정들—설렘, 편안함, 반가움—그 모든 순간들이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잠깐의 시간이라도 좋으니 여행을 계획해보시길 바랄게요. 꼭 멀리 가지 않아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어디로 가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떠나느냐'라는 걸 이번 여행에서 다시 한 번 느꼈거든요.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여행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며. 그리고 당신의 여행도, 이렇게 따뜻하게 오래 남는 기억이 되기를 조용히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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