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용 “‘약 가져왔다’ 유동규에 1억 전달... 김용 다녀간 뒤 사라져” (종합)

김용 前부원장 재판에 증언대 선 정민용
”김용 왔다 가더니 돈 가방 사라졌다” 진술
“갑자기 ‘돈 안 받았다’ 하길래 녹음하나? 생각”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돈이 전달된 정황을 목격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가 2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대장동 일당’ 정민용 변호사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선 경선자금 명목으로 1억원을 받아 갔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21일 열린 김 전 부원장의 공판에서 정 변호사는 증인으로 참석해 ‘김 전 부원장이 남욱 변호사의 측근을 통해 총 4차례에 걸쳐 돈을 건네받은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2021년 4월 말 남씨 측근 이모씨에게서 1억원을 받은 뒤 유원홀딩스 사무실로 가져가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넸다는 것이다.

정 변호사는 “돈을 건네받을 때 종이 상자에 담긴 현금 1억원이 영양제 쇼핑백에 담겨 있었고 이씨가 ‘약입니다’라고 농담을 했다”고 했다. 이어 “돈을 주면서 ‘약 가져왔다’고 했더니 유 전 본부장이 ‘이따 용이 형이 올 거야’라고 이야기했다”며 “얼마 후 김용 의원이 오자 유 전 본부장이 문을 열어주고 5~10분가량 있다가 나갔다”고 언급했다.

정 변호사는 “저는 문이 통유리로 된 흡연실에 들어가 김 의원(김 전 부원장)이 사무실에 들어가는 것을 봤다”며 “김 의원이 떠나고 나서 유 전 본부장 사무실에 갔는데, 쇼핑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표에게 민주당 윤건영 의원을 소개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도 증언했다.

정 변호사는 이외에도 ‘김용이 20억원의 선거자금을 요구한 것을 안다고 조사 때 진술했었는데, 유동규가 2020년 이를 증인과 남욱에게 알려줬나’라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어 “남욱이 2020년 2∼3월 유원홀딩스 사무실에 3차례가량 왔고, 다양한 얘기를 나눴는데 그 중 자금에 관한 것도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위반 등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아울러 검찰은 ‘김만배가 약속한 돈을 주지 않자 김 전 부원장이 남욱을 통해 돈을 받기 위해 시도했다고 보나’라고 질문했고, 정 변호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과 수차례 통화를 하면서 ‘경선자금 20억원이 필요하다. 남 변호사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며 “이에 따라 연락을 취해 상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대장동 수사로 남 변호사가 구속된 직후인 2021년 11~12월 그의 부탁으로 김 전 부원장을 세 차례 만난 경위도 증언했다. 정 변호사는 “상황을 설명했고, 변호사를 소개해줬으면 한다는 남욱의 의견을 전달했다”며 “김용은 법률적인 것을 잘 몰라 ‘알아는 보겠지만 안 될거다’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외에도 정 변호사는 지난 2021년 12월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났던 때를 언급했다. ‘김용이 맥락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했나?’라는 검찰의 물음에 정 변호사는 “재판 상황을 업데이트하라고 해서 (김 전 부원장을) 만났는데, ‘돈 받은 적이 없어요’라고 맥락 없이 이야기를 했다”며 “남욱이 당시 예의있게 하라고 했는데, ‘내가 예의없이 말했나?’라고 기억한다”고 했다.

이어 ‘김용과 돈이 관련된 질문이나 대화를 했나’는 물음에 정 변호사는 “없었다”며 “’녹음하려고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확답을 한다거나, 그런 발언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네’라며 대충 얼버무렸다”고 덧붙였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