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대표 문화거점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곳의 오래된 가죽공장이 크래프톤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 팬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크래프톤 산하 펍지스튜디오가 조성한 복합문화공간 '펍지성수'가 11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언론에 먼저 공개됐다. 배틀그라운드의 세계관을 현실로 옮긴 이곳은 단순한 브랜드 체험관을 넘어 팬과 게임, 일상이 교차하는 문화 플랫폼을 지향한다.
게임을 일상처럼 즐길 수 있는 '펍지성수'
10일 오후 방문한 펍지성수는 곳곳에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이 구현돼 있었다. 크래프톤이 이곳을 수익성 확보보다는 팬들에게 체험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펍지성수는 A동과 B동 총 2개동으로 구성됐다. A동은 게이밍 라이프스타일 기반의 셀렉트숍과 PC방이 중심이며, B동은 공연·전시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펼쳐지는 공간이다. 플레이그라운드(마당)는 화려한 벽면 그래피티와 함께 스케이트보드를 탈 수 있는 파크로 꾸며졌다.
이곳을 기획한 정현섭 펍지성수 디렉터는 "펍지성수는 게임의 상징성과 브랜드의 방향성을 오프라인으로 구현한 공간"이라며 "이곳을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게임을 일상처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꾸며갈 것"이라고 말했다.
A동 1층의 '루트 스토어'는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굿즈(제작상품)와 성수 로컬 브랜드 협업 제품, 스케이트보드 장비 등을 전시·판매하는 셀렉트숍이다. 단순한 기념품 매장이 아니라 "트렌드를 루팅하는 공간"이라는 정 디렉터의 설명처럼 펍지성수에서는 게임 팬과 일상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었다. 루팅은 게임 중 쓰러뜨린 적이나 특정 장소에서 아이템이나 자원을 획득하는 행위다.

'서바이벌 홀'은 전시와 공연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음향·영상장비가 완비돼 팬 행사뿐 아니라 지역 예술가나 창작자와의 협업이 가능하다. 하반기에는 성수 지역 문화축제인 '아트 성수', 인디 음악축제인 '서울 레코드 페어' 등이 이곳에서 열린다. 다만 이곳은 대관보다 브랜드 정체성에 맞는 파트너 행사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같은 동 2층의 '부트캠프'는 실험적 워크숍 공간이다. 여름방학 기간에 청소년 대상의 원데이 클래스, 성수 메이커들과의 협업 워크숍, 디제잉·스케이트보드 체험 등이 예정돼 있다. 서바이벌 홀, 부트캠프, 플레이아레나(PC방)는 방송 시스템에 연동돼 커뮤니티 리그 진행도 가능하다.
3층 플레이아레나는 총 72석 규모의 고사양 장비를 갖춘 공간이다. 크래프톤은 'PSS(PUBG Seongsu Series)'를 비롯해 커뮤니티 리그, 인플루언서 대회를 이곳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플레이아레나는 일반고객들에게도 오픈된다. 정 디렉터는 "플레이아레나는 당분간 배틀그라운드 전용으로 운영하며, 팬들의 반응에 따라 타 게임을 확대할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팬과 대중을 연결하는 현실 속 배틀그라운드
B동 1층 카페에서는 IP를 활용한 시그니처 메뉴를 판매한다. '길리수트 참치덮밥' '수류탄 타코야키','연막탄 밀크소다' 등 게임 팬이라면 반가울 메뉴들이 마련돼 있다.
정 디렉터는 "펍지성수 카페는 맛과 콘셉트를 모두 잡았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피드백을 받아 더 많은 시그니처 메뉴들을 개발해 판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동 2층 라운지는 DJ부스와 서적·아트워크가 어우러진 문화공간이다. 날씨가 좋을 때는 테라스에 DJ부스를 설치해 야외공연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용자 인터뷰, 간담회, 창작자 오프라인 모임 등도 이곳에서 열리게 된다.
펍지성수는 단순한 오프라인 브랜드 공간이 아니다. 팬들이 직접 모이고, 체험하고,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실험실에 가깝다. 크래프톤은 이곳을 '게임 팬과 대중을 연결하는 현실 속의 배틀그라운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정 디렉터는 "펍지성수가 팬을 위한 공간이자 게임과 문화가 연결되는 거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펍지성수는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주말·공휴일 포함) 오전11시부터 오후8시까지 운영된다. 단 플레이아레나는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까지 오픈한다.
강준혁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