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한국인은 ‘팁 주는 호구’” 현지인 줄 간식도 싸간다는데
“한국인 때문에 팁 문화 생겼다”
“관행 되면 안돼” vs “주고 싶으면 주는 것”

최근 동남아시아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팁’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팁 문화가 없는데도 한국인 관광객들이 자발적으로 팁을 주면서 점차 관행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간식과 소액 현금을 담은 이른바 ‘구디백’(Goodie Bag)까지 등장하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베트남 관련 여행 커뮤니티에는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인을 ‘팁 주는 호구’로 본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원래는 베트남이 우리(한국)처럼 팁 문화가 없는데, 관광지 등에서 매번 (팁을) 주니 이게 당연시돼버린 것 같다”며 “얼마 전 다낭·나트랑 등을 다녀온 지인이 마사지·네일·바구니배 체험 끝나고 분명 팁 포함 가격인데 옆에서 계속 서성거려서 자연스럽게 팁을 줬다고 하더라. 바구니배는 당당하게 요청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 준비하는 입장에서 팁이 자주 나가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팁을) 주는 사람 옆에서 안 주자니 마음이 약해지지 않느냐”라며 “우리가 ‘좋은 게 좋은 거지’라고 쥐여주기 시작하면 결국 베트남 전역에 ‘한국인은 글로벌 호구’ 공식만 굳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애매하게 팁 남발해서 다른 사람들 곤란하게 하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지난달에 패키지로 베트남 갔다 왔는데 가이드가 ‘한국인들 때문에 팁이 많이 올랐다’, ‘한국인들 때문에 원래 팁이 없었는데 생겼다’고 말했다”, “한국인 많이 가는 베트남 마사지숍은 ‘팁 이 정도 주세요’라고 종이에 명시까지 해뒀다” 등 후기가 잇따랐다.
‘간식 꾸러미’ 준비하기도…호의일까 민폐일까
동남아 여행을 가는 관광객들 사이 퍼지고 있는 ‘구디백’ 문화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베트남 여행객들이 소액의 현금과 마스크팩, 간식 등을 담은 작은 ‘팁 꾸러미’를 준비한 사진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됐다. 이는 호텔 체크아웃할 때 두고 나오거나 친절하게 대해준 현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한 것이다.
팁에 이어 간식 꾸러미를 준비하는 관광객들이 많아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없는 문화를 한국인이 앞장서서 만들고 있는 상황”, “한 사람만 생각하면 좋은 일일 수도 있지만 관행이 돼 버리면 안 좋을 것 같다”, “새로운 팁 문화가 될까 걱정된다” 등 개인의 ‘호의’가 오히려 다수의 여행객에게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또 “한국 사람들 한국에선 공짜 서비스 바라면서 외국만 나가면 팁에 아주 관대해지는 게 신기하다”, “왜 한국인들만 팁을 주고 간식 꾸러미 같은 걸 만들어 가서 호구 자처하는지 이해 불가다” 등 비판도 쏟아졌다.
다만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누리꾼들은 “서비스에 만족하면 내가 자발적으로 주는 것이고,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성의 표시한다고 호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고 싶으면 주는 건데 별의별 말도 많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동남아 대부분 국가에서는 팁 문화가 없다고 설명한다. 관광지에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소액의 팁이 오가는 경우가 있지만, 이를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문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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