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사우디 30년 민간 원자력 협정 의회 송부…"아브라함 협정 참여해야 발효" 조건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체결한 민간 원자력 협정을 의회에 넘겼다. 미국 기업이 사우디에 원자력 기술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으로, 발효 조건으로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내걸었다. 중동 안보 지형과 핵 비확산 질서를 동시에 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 파장이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미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30년 원자력 협정, 의회로"
미 행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7월 타결한 미·사우디 민간 원자력 협정을 24일 의회에 송부했다. 협정 기간은 30년으로, 사우디에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를 건설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사업 규모는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협정은 의회 지도부에 전달됐으며 관련 상임위원회로 넘어갈 예정이다.

"발효 조건은 이스라엘과 수교"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해야 협정을 발효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관계자는 "사우디가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해야 원자력 협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대통령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아랍·이슬람권 국가들이 관계를 정상화한 협정으로, 2020~2021년 UAE·바레인·모로코·수단 등이 참여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와 바이든 전 행정부도 비슷한 연계를 추진한 바 있다.

"가자 전쟁이 남긴 걸림돌"
2023년에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가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그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사우디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기에 앞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향한 '되돌릴 수 없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원자력 협정이 실제 발효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외교적 장벽이 적지 않다.

원자력 기술 이전은 곧 잠재적 핵 능력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다. 중동 최대 산유국을 둘러싼 미국의 '원전 카드'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라는 화약고와 어떻게 맞물릴지 국제사회가 주시하고 있다. (사진 출처=이데일리,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