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네이버와 손잡은 컬리 물류… 안산에서 시작된 ‘3PL 실험’ 현장
‘풀 콜드체인’ 기술력 응집한 안산 물류센터 가동
N새벽배송 개시… 플랫폼 물류 경쟁 본격화
지난 24일 오후 4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반월국가산업단지. 회색 외벽의 컬리 안산 물류센터(FSC) 2층에 들어서자 냉기가 느껴졌다. FSC의 냉장·냉동 창고는 각각 섭씨 2.8도, 영하 20도를 유지한다. 곳곳에 설치된 온도 센서는 24시간 데이터를 기록한다. 상품별 최적 온도로 보관·배송·포장이 진행된다. 포장 보냉제 투입량은 2주 단위로 자동 조정돼 신선도를 유지함과 동시에 낭비를 최소화한다.
이곳은 단순한 위탁 창고가 아니다. 네이버 ‘N새벽배송’의 핵심 거점이자, 컬리의 신선 배송 노하우를 3PL(제3자물류)로 확장한 전초기지다. 3PL은 제조사나 판매자가 물류 전 과정을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서비스다. 단순 보관이 아닌 입고·보관·피킹·포장·출고·배송까지 통합 대행하는 형태다. 네이버는 지난달부터 컬리의 물류 자회사 ‘넥스트마일’을 통해 신선식품 등 주요 스마트스토어 상품을 새벽배송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컬리 안산 물류센터는 상온·냉장·냉동 구역이 정밀하게 분리돼 있다. 상품별 온도 관리가 가능한 전 과정 온도 트래킹 시스템을 갖췄다. 출고 시에는 냉장·냉동 차량이 자동 배차된다. 냉동 수산물과 유제품, 농산물 등 온도 민감 품목도 주문 1개 단위로 통합 출고가 가능하다. 컬리는 단순 냉장·냉동 배송을 넘어 상품별 최적 온도에 맞춘 보관·포장·운송을 수행한다. 10년간 축적한 포장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계절별(일반·여름·겨울) 포장 자재가 자동 전환된다. 포장 연구·개발(R&D)센터에서 개발한 냉매제와 단열재는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아울러 입고부터 출고·반품까지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원스톱 물류 솔루션’을 제공한다. 판매자는 단일 계약만으로 신선·냉동·상온 상품을 통합 운영할 수 있다. 프로모션 등 주문이 급증하는 상황에도 실시간 수요예측 시스템이 대응한다. 넥스트마일이 운영하는 N새벽배송의 정시 도착률은 99.7%다. 설과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연 363일 가동된다.
컬리의 3PL 서비스는 풀콜드체인 인프라와 정보기술(IT) 물류 시스템을 외부 판매자에게 개방해 중소 브랜드나 스마트스토어 셀러(판매자)도 ‘컬리 수준의 신선배송’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판매자는 자사몰이 없어도 네이버 등 플랫폼에서 판매와 물류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컬리는 외부 물량을 확보해 가동률을 높이며 단위 물류비를 절감한다.
네이버와의 협력은 이러한 구조를 산업적으로 확장하는 계기다. 컬리는 이달 초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N마트’를 열고 4000만 명의 네이버 이용자를 새 고객으로 맞았다. 넥스트마일은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에 합류해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에게 냉장·냉동 배송을 제공한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배송 인프라가 없는 소상공인도 컬리와 동일한 품질의 풀콜드체인 배송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양사 매출 증대와 재무 개선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컬리는 그간 평택(725억원), 김포(300억원) 등 수도권 거점에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냉장·냉동 전 과정을 통합한 콜드체인을 완비했지만, 수익성을 높이려면 물동량 확대가 필요했다. 네이버와의 협업은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현실적인 해법이었다. 안산 물류센터에서 선별·포장된 상품은 컬리의 전국 물류망으로 연계돼 서울·경기·충청권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배송이 이뤄진다.
컬리의 매출 구조는 상품 판매 중심이지만, 3PL 확대로 수익 다각화가 진행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상품 판매 비중은 2022년 99.8%에서 올해 상반기 98.2%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기타 부문(물류·위탁 포함) 비중은 0.2%에서 1.8%로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컬리는 매출 1조1595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후 첫 흑자를 냈다. 상반기 3PL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4% 늘었다.
이광용 안산 FSC 센터장은 “안산 물류센터에는 컬리의 풀콜드체인의 기술력이 응집돼 있다”며 “네이버 입점 판매자 등이 컬리의 신선상품 새벽배송과 동일한 배송 품질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축적된 물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특성에 맞는 맞춤형 배송 체계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골프장 M&A 시장, 매물도 원매자도 넘치는데 거래는 멈췄다
- [재계 키맨] 새벽마다 조선소 도는 이상균 HD현대重 부회장의 칠판 첫 줄에는… “中과 격차를 벌
- 27년 묵은 버그도 잡았다…앤트로픽, 최첨단 AI ‘미토스’ 제한 공개
- 신중앙시장 방문한 오세훈… “관광객 즐겨 찾는 제2의 광장시장으로 육성”
- ‘노량진·상도·사당’ 재개발 급물살에 동작구 ‘천지개벽’
- [혁신 강국 스위스] ① 실패의 경험을 자산으로… 실무형 인재 키우는 스위스
- [당신의 생각은] 식당서 야구 경기 틀면 300만원… KBO 상영권 논란
- [비즈톡톡] “못 버티겠다” 1위 애플 버티는 사이 2위 삼성·3위 샤오미는 백기
- ‘기름 싼 미국’도 옛말… 캘리포니아, 韓보다 비싼 기름값에 ‘비명’
- ‘듀드 44를 구하라’ 한 명 구출에 항공기 155대 띄운 美… 작전비용 3800억원 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