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안 깨진다…사이버트럭, ‘방탄유리’로 도둑 막아내

(출처: 테슬라)

테슬라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cybertruck)’이 도둑을 쫓아낸 영상이 화제다. 2월 26일(현지시간), 자동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electek)은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업그레이드된 방탄 성능으로 도둑의 빈차털이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사이버트럭 유리, 도둑이 부숴도 안 깨져

(출처: @MinimalDuck 엑스 계정)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 중인 아라쉬 마렉(Arash Malek)은 자신의 친구가 소유한 사이버트럭 녹화 영상을 엑스(X)에 업로드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사이버트럭은 안전하다’며, ‘방탄유리가 도둑의 침입을 막아냈다’고 설명했다.

영상을 보면, 차에서 내린 한 남성이 사이버트럭에 다가와 창문을 깨고자 한다. 그러나 몇 번을 시도해도 창문이 깨지지 않자, 급기야 차량 보닛 위로 올라가 전면 유리를 부수려 한다. 이마저도 실패하자 선루프에 올라가 체중을 실어 뛰어 봤지만 사이버트럭은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영상은 도둑이 빈차털이를 포기하고 도망가는 것으로 끝난다.

해당 장면은 테슬라 ‘센트리 모드’에 그대로 녹화됐다. 센트리 모드는 테슬라의 차량 보안 시스템으로, 주변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 10대는 작은 움직임이라도 감지되면 녹화를 시작한다.


과거에는 산산조각났던 유리창

(출처: WIRED)

사이버트럭 유리가 처음부터 충격에 강했던 건 아니다. 과거에는 금속 공을 던지자 차량 유리창이 완전히 박살난 바 있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 11월, 사이버트럭 공개 행사를 진행하면서 방탄 성능 테스트에 나섰다. 그러나 테슬라 수석 디자이너 프란츠 본 홀츠하우젠(Franz Von Holzhausen)이 유리창에 금속 공을 던지차 유리창이 갈라지고 구멍이 뚫리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뒷문 유리창에 한 번 더 던져봐도 마찬가지였다. 이 장면을 본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탄식과 함께 한숨을 쉬었고 이 소리는 마이크를 통해 전 세계에 방송됐다.

머스크는 곧바로 엑스(X)에 해명 글을 올렸다. 금속 공을 던지기 전 대형 망치로 차 문을 때린 충격으로 유리창 아래쪽에 금이 가 쉽게 깨졌다는 게 주요 골자다. 그는 금속 공을 먼저 던진 후 망치로 문을 쳤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아머 글래스 적용해 방탄 성능 업그레이드

(출처: 테슬라)

이후 테슬라는 양산형 사이버트럭에 ‘아머 글래스(Armor Glass)’를 적용해 방탄 성능을 끌어올렸다. 아머 글래스는 여러 겹의 유리와 필름을 겹친 형태로, 총탄 방어가 가능한 방탄유리 제작에 쓰인다. 차량에 날아오는 야구공이나 우박도 충분히 견뎌낸다.

좌 - 일반 유리 / 우 - 테슬라 아머 글래스 (출처: Inside EVs / 테슬라)

방탄유리의 핵심은 ‘충격력 감소’다. 충격력은 충격량을 충격 시간으로 나눈 값이다. 충격 시간이 늘어날수록 충격력이 줄어 방탄유리가 쉽게 깨지지 않는다.

방탄유리는 여러 겹의 유리 사이에 합성수지필름을 삽입해 충격 시간을 늘린다. 필름은 주로 폴리카보네이트나 폴리에틸렌 등 특수 소재를 사용한다. 서로 다른 소재를 여러 겹 접합하면 유리가 쉽게 뚫리지 않고 늘어나 물체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

그러나 방탄 성능이 업그레이드됐다 해서 피해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도둑의 공격으로 사이버트럭의 창문과 선루프 유리에 금이 갔다. 사이버트럭 창문 유리 교체 비용은 하나당 225~260달러(약 30~34만 원), 선루프 교체 비용은 1,250~1,600달러(약 166~210만 원)에 달한다.


스테인리스강 소재로 차체도 견고해

(출처: @teslaownersSV 엑스 계정)

사이버트럭은 출시 전부터 방탄 기능으로 화제를 모았다. 일론 머스크는 총알도 뚫을 수 없을 정도로 차체가 튼튼하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수십 발의 총격 이후에도 표면에 구멍이 뚫리지 않고 움푹 팬 자국만 남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사이버트럭 차체는 견고하고 부식에 강한 '스테인리스강' 합금 소재로 만들어졌다. 스테인리스강 소재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평소 머스크는 스페이스 X 우주선에도 같은 소재를 사용할 만큼 스테인리스 스틸을 선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무게가 무겁고 단단해 튼튼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소재 강도가 높아 성형과 용접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실제로 테슬라는 스테인리스 패널 성형이나 조립 난도가 높아 당초 예상보다 차량을 2년 늦게 출시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