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 차례상에 늘 1순위로 오르는 큼지막한 과일, 바로 '배'죠.

배는 은근히 안보이다가 추석 시즌이 되면 시장과 마트에서 많이 만나볼 수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배의 제철은 9~11월,
10월인 지금은 배가 한창인 시즌입니다.

제철과일 배, 배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지 않으신가요?

의외로 배는 효능 덩어리입니다.

예로부터 배는 기관지 질환이 있을 때 민간요법으로 많이 먹던 과일입니다. 쓴 약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에겐 약 대신 배를 먹이기도 하지요.

배에는 루테올린이라는 성분이 있는데요, 바로 이 성분이 기침, 감기 등의 기관지 질환에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해열기능도 있어 열이 날 때 먹어도 효과가 있어요.

그래서 배를 달이고 꿀을 넣어 차로도 먹기도 했다죠.

또 다른 효능 중 하나는 소화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배에는 소화를 돕는 인버타제(invertase), 옥시다제(oxydase) 같은 효소가 들어있기 때문에 고기를 먹었거나 과식을 했을 때 후식으로 많이 즐기기도 하죠.

배는 식이섬유 덩어리입니다. 그래서 변비와 장운동에도 도움을 주죠. 변비에 고생 중이라면 배가 특효약이 될 수 있어요.

또한 배는 숙취해소에 좋은 아스파라긴산도 풍부합니다. 배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다당류인 아스파라긴산은 간장 활동 촉진 및 체내 알코올 성분의 분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죠.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배 음료로 숙취해소를 하게 되는 묘한 끌림.. 괜히 나온 게 아니었네요!

배에는 비타민C와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편입니다. 특히 칼륨은 고혈압을 유발하는 몸속의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혈압을 조절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배는 고혈압 예방에도 좋지요.

네. 맞습니다.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 배와 달리 조롱박처럼 길쭉하게 생긴 배를 볼 수 있는데요, 물론 이것도 '배'입니다.

배는 원산지에 따라 서양종과 동양종으로 나뉩니다. 서양배는 씹을 때 아삭한 식감을 더해주는 부드러운 알갱이인 석세포가 적고 향기와 단맛이 강한 편이죠.

우리나라에서 주로 먹는 배는 '신고 품종'의 '신고배'입니다. 우리 농가 재배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신고배는 식감이 좋고 과즙이 풍부하나 약간의 신맛이 있습니다.

이런 신고배에 일본의 대표 배 품종 중 하나인 '이십세기'를 교배해서 만든 '황금배' 역시 당도가 높고 껍질이 얇아 인기 있습니다.

배를 손질할 때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껍질을 벗길 때는 최대한 얇게 벗기도록 합니다.

아참, 껍질이 맑고 투명하며 꼭지가 끈적거리지 않는 배를 고르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겠죠!?

배의 적정 보관 온도는 0~2℃로 냉동되지 않을 만큼 최대한 낮은 온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배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선 구입한 후 랩이나 신문지로 하나하나 싸서 냉장고 아랫칸에 보관해주세요. 바람이 드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절대 사과와 함께 보관하지 마세요. 추석 차례상에서 나온 배와 사과는 상극입니다. 바로 사과가 과일을 후숙 시키는 에틸렌 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배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무르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너무 완숙된 것이고, 껍질에 푸른기가 도는 것은 제대로 익지 않은 배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피하면 좋겠죠?

이 가을과 어울리는 과일 배. 어차피 먹을 배, 맛있게 먹어보도록 해요!

[리얼푸드=김태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