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파는 만져보면 알아요, 패브리카

*이 글에는 에이치티엘코리아의 유료 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녕, 에디터B다. ‘당신은 집에서 보통 앉아 있습니까, 누워 있습니까?’ 이 질문을 구글에 검색하면 그동안 무수한 논쟁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보통 여자는 누워 있고, 남자는 앉아 있는다는 이상한 결말로 귀결하지만, 대립하는 두 라이프스타일을 모두 품을 수 있는 가구가 있다. 바로 소파다.

일단 개인적인 소파 연대기부터 털어놓고 싶다. 나는 어릴 때부터 소파를 좋아했다. 처음 소파를 사용한 건 아마도 고등학생 1학년 때. 그전까지는 바닥에 이불을 깔고 오손도손 살다가 조금 더 큰 집으로 이사하면서 처음으로 ‘드라마에서나 보던’ 가죽 소파가 생겼다. 그래서 좋았다. TV에서나 보던 ‘그 소파’가 생겼다는 기쁨이 있었다. 처음엔 대단한 이유 없이 좋아했지만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레 기능적인 이유로 좋아하게 됐다. 소파에 기대어 책을 읽을 수 있었고, TV를 볼 때는 소파에 반쯤 누워 볼 수 있었고, 그러다 스르륵 잠들기도 하고. 생각해 보면 부모님이 맞벌이를 해서 온종일 조용하기만 했던 집에서 기댈 수 있는 건 소파뿐이었던 것 같다. 소파에 대한 애착은 그렇게 형성된 게 아닐까.

대학에 입학하며 집에서 소파는 사라졌다. 자취생에게 소파는 오버 스펙이긴 하니까. 3평짜리 원룸에서 소파 없이 살다가 마침내 14평짜리 집으로 이사를 가던 날, 자금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소파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저렴한 것이라도 거실에 놓고 싶었다. 돈을 모으느라 유예했던 낭만을 챙기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게 어떤 소파냐고 묻는다면 ‘오늘의 집에서 파는 9만 원짜리 인조가죽 소파’라고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브랜드도 모르고, 품질을 고려했던 건 아니라서. 4년 정도가 흐르니 요즘 소파를 바꾸고 싶다는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번에는 좋은 소파를 사고 싶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브랜드는 ‘패브리카(Fabbrica)’라는 브랜드다. 패브리카는 1998년 도미실(Domicil) 창업자 아르민 에버레인이 뮌헨에서 설립한 독일 브랜드다. 1978년에 탄생한 도미실은 가죽 소파를 진지하게 쇼핑해 본 적이 있다면 알고 있을 것이다.

아르민 에버레인은 ‘좋은 디자인은 모든 사람의 권리’를 디자인 철학으로 정하고 미니멀하고 세련된 가구를 제작해 오고 있다. 도미실과 패브리카 모두 해당되는 철학이다. 실제로 제품들을 보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소파의 본질에 집중한 인상이다. 덕분에 패브리카는 깔끔한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독일의 미니멀리즘과 장인 정신을 상징하는 가구 브랜드로 현재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이건 꼭 알아야 하는 건 아니자만 패브리카를 운영하는 HTL GROUP은 50여 년 역사를 가진 글로벌 제조 기업이라 품질에 대한 이슈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오늘은 이미 유명한 도미실 대신 패브리카에 대한 이야기만 해보려고 한다.

가격이 비쌀수록 온라인 쇼핑보다는 오프라인 쇼핑을 하게 된다. 직접 만져보고 실물을 봐야 확신이 서는 법이니까. 옷이라면 원단을 만져보고 몸에만 둘러봐야 하는 게 당연하다. 한 번 사면 몇 년씩 써야 하는 가구라면 더더욱 필요하다. 그래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2층으로 이루어진 패브리카 플래그십 스토어는 청담동에 있고, 1층에는 도미실, 2층에는 패브리카 쇼룸이 자리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매장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가죽 소파밖에 고려하지 않았다. 패브릭보다는 가죽이 고급스럽고, 관리하기도 싶다고 생각을 했으니까. 이 생각이 바뀐 건 매장에 들어가고 1분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들어가자마자 앞에 놓인 초록색 패브릭 소파의 질감을 만졌을 때 알았다. ‘그동안 내가 알던 패브릭 소파는 뭐였지? 이게 진짜 패브릭의 매력인 걸까?’

지금까지 수없이 앉아 보고 만져 본 패브릭 소파와는 질감부터가 달랐다. 그도 그런 것이 한국 시장에서는 패브릭 소파는 소재 특성상 오염에 약할 수밖에 없어서 관리가 편하도록 표면에 특수 처리를 하곤 한다. 즉, ‘기능성 패브릭’이 패브릭 소파의 다수를 차지한다. 그 과정을 거치면 당연히 손에 닿는 느낌은 온전한 패브릭의 느낌이 아니라 빳빳한 방어막이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내가 그동안 ‘패브릭 소파’라고 했을 때 ‘가죽보다 저렴한 느낌’을 받은 건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물론 특수 처리는 좋고 나쁨의 문제는 아니고,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패브리카는 패브릭이 태생적으로 가진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자연에서 오는 코튼 소재의 따스하고 부드럽고 포근하며 친근한 느낌을 지니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선호하는 원단 고유의 패턴과 질감을 살려 패브릭 본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런 장점을 그대로 남겨두었으니 가공 처리를 한 것보다 커피를 흘리는 등 오염에는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지만, 직조 방식으로 가공한 패브리카의 패브릭 원단은 마모에 강하고 내구성도 좋은 편이다. 이러한 장단점을 놓고 무엇을 선택할지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패브리카의 원단이다. 조금은 손때가 타면서 진짜 내 것이 되는 거니까. 후자는 아무래도 자동차 시트가 닳을까 봐 일 년째 시트 비닐을 떼지 않고 운전하는 사람 같아서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니까 일찌감치 결론을 세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소파는 직접 경험해봐야 좋은 걸 안다, 패브릭 소파는 더욱 그렇다, 패브리카 플래그십 스토어는 청담동에 있다.

패브리카 플래그십 스토어에 2시간 동안 있었다. 소파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구경할 게 많았고 소파를 알기 위해서는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바로 보이는 제품이 바로 ‘페블’이다. 페블(pebble)은 조약돌이라는 뜻. 둥근 조약돌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라 각진 모서리 없이 둥글둥글 귀여운 인상이다. 그런 디자인 덕분에 시각적으로 나를 아늑하게 품어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양새도 마음에 들었지만 가장 감동한 건 텍스처다. 질감을 최대한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사진을 열심히 찍어왔는데, 충분히 전해질지 모르겠다.

손바닥이나 몸에 닿는 느낌이 차갑지 않고 따뜻해서 온종일 소파 위에서 뒹굴거려도 지겹지 않을 것 같다. 앉았을 때의 착석감 역시 중요한데, 처음에는 부드럽게 나를 받아주다가 어느정도 선에서는 안정적으로 든든하게 지탱해 주는 느낌이었다. 그 착석감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밸런스’다. 나는 어떤 분야에서나 가장 높은 수준에는 ‘완벽한 밸런스’가 있다고 생각한다. 패블뿐만 아니라 패브리카의 다른 소파를 앉아 보니 과하지 않게 균형감 있는 착석감을 지향하고 있었다.

페블처럼 둥글둥글한 소파보다 각이 진 제품을 찾는다면 ‘듀카’ 같은 것도 있다. 이 제품 역시 모든 패브리카의 소파처럼 미니멀한 디자인이면서 직선적인 실루엣이 특징이다. 내장재로는 마이크로 화이버와 오리털을 사용해 푹신한 착석감이 좋은 소파라고 볼 수 있다.

이 제품은 유독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제품이라고 한다. 그 설명을 듣고 보니 꽤 어울린다. 퇴근을 한 샐러리맨이 넥타이도 풀지 않고 거실 소파에 앉아 맥주 한 캔을 따는 장면을 상상했을 때 어울리는 소파랄까. 제품마다 내장재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듀카는 페블보다 조금 더 푹신한 느낌이었다. 패브리카 홈페이지에서 내장재에 대한 정보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역시나 직접 방문해서 앉아보는 게 중요한 이유다.

내장재뿐만 아니라 팔걸이의 높이나 등받이의 각도, 받아주는 느낌이 모두 달랐다. 나를 위해서라면 페블을 사고 싶지만, 가족과 함께 산다면 듀카를 선택할 것 같다. 좀 더 무난해서 모두가 좋아할 것 같아서.

만약 두 소파보다 좀 더 역동적인 멀티플레이어 같은 제품을 원한다면 ‘릴로이’도 있다. 이 제품은 넓은 사이즈의 필로우 탑 디자인을 가진 좌방석 덕분에 낮잠 자기에 최적화되었다. 방석을 회전할 수 있어서 발받침대를 별도로 놓지 않고도 발을 뻗을 수 있고 팔걸이와 헤드레스트는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침대와 소파 사이 어딘가에 있는 소파가 아닐까. 주말 내내 소파를 벗어나지 않고 싶다면 릴로이가 좋겠다.

개인적으로 페블 다음으로 마음에 들었던 제품은 레나다. 레나는 곡선이 매력적이다. 페블이 조약돌이라면 레나는 둥지 같은 느낌이었다. 팔걸이나 소파 아래쪽에 발과 맞닿는 부분을 보면 곡선이 있는데, 유려한 디테일을 살리는 건 제작도 어렵고 실제로 앉았을 때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레나는 좋았다. 스타일리시하면서도 편안했다. 참고로 등받이를 앞뒤로 움직여 넓게 사용할 수 있는 무빙백 기능도 있다.

대표적인 소파는 이 정도이지만 외에도 다른 제품이 정말 많다. 얼마나 많은지 정확하게 말해줄 수는 없다. 왜냐하면 패브리카의 소파는 원단을 골라 커스텀 오더를 할 수 있는데 원단 종류는 50가지가 넘고, 컬러까지 고려하면 선택지가 너무 많다. 이러니 매장에 방문할 수밖에 없다. 몸으로는 착석감을 체크하고, 손으로 원단의 질감을 느끼고, 눈으로 컬러는 고르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인생 소파를 찾지 못하게 될 테니까.

매장 한켠에는 다른 제품들보다 조금은 독특해 보이는 소파도 있었다. 유럽의 디자이너와 협업한 제품이라고 했다.도미실/ 패브리카는 유럽의 젊은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런 식으로 소파를 제작하기도 하는데, 조금은 유니크하고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담은 소파를 찾는다면 이런 것도 좋겠다.

패브리카에서는 패브릭 원단이 메인이긴 하지만 가죽 소파도 가능은 하다. 그리고 패브리카를 운영하는 HTL GROUP은 위에서 언급했던 도미실이라는 프리미엄 가죽 소파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꼭 가죽을 원한다면 그것도 좋다. HTL GROUP은 세계 최대 규모의 테너리(가죽 제조시설)을 보유해 가죽 소파의 원피 가공부터 직접 진행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천연 황소가죽 소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꼭 패브리카일 필요는 없으니 1층에 있는 도미실과 2층의 패브리카를 같이 비교해 봐도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혹시 플래그십 스토어를 나온 뒤 주변에서 할 게 없을까 봐 고민이라면 그럴 필요 없다. 멀지 않은 곳에 미쉐린 식당 면서울이 있고, 도터스 에스프레소바, 리사르 등 커피가 맛있는 에스프레소바가 있다.


최선을 다하겠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우리 인생에서는 적당한 휴식 공간이 필요하다. 쉽게 말해 ‘베이스캠프’ 같은 것 말이다. 퇴근 후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쳤을 때 쉬는 공간은 독서 공간과 게임 공간과는 구분되는 게 좋다. 용도가 섞이면 온전한 쉼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이다. 플래그십 스토어에 다녀오니 나를 따뜻하게 받아주는 패브릭 소파가 하나쯤 있다면 지금보다는 더 잘 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속을 하는 거다. 그 소파에서는 일도 하지 말고 생각도 하지 말고 무조건 쉬기로.

도미실 패브리카 플래그십 스토어

주소 서울 강남구 삼성로 737 1-2층
영업 시간 매일 10:00 –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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