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참여하면서 보고 느낀 코믹콘
코엑스에서 3일 동안 벌어졌던 제 1회 코믹콘 서울 행사가 끝났습니다. 내국인은 물론이고, 굉장히 많은 외국인들이 오셔서 생각보다는 국제적인 행사였구나 싶었지만, 코믹스 팬으로서는 규모나 운영 측면에선 아쉬운 점이 많이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코믹콘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코믹스에 직접 관련된 마블이나 DC가 직접 참가하지 않았다는 점이 그랬습니다. 따라서 코믹스나 영화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습니다.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부사장이자 아시아지역 책임자인 C. B 세불스키는 다음에 또 열리게 된다면 새로운 소식들을 첫 공개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생각보다 권위적이지 않고 먼저 다가와 말 걸어주시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항상 웃고 계시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행사를 돋보이게 해준 것은 수많은 코스어 분들이었습니다. 수준 높은 코스프레 의상과 분장은 정말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는데요, 많은 분들의 사진 요청에도 지친 기색 없이 흔쾌히 응해주시는 모습들에 박수를 보냅니다.
많은 코스어 분들의 열의와 헌신 덕분에 관람객들이 더 즐거워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배우 매즈 미켈슨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 못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어요. 이번에 한국 첫 방문이라고 하는데, 굉장히 더운 시기에 와서 그런지 여름만 있는 나라인줄 알았나봅니다.
덴마크는 굉장히 춥고 눈도 많이 온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여기도 그렇다고 하니까 그럼 이사 와야겠다고... 팬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아는 게 분명합니다.
한국에 자주 다녀가는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도 함께 했습니다. 혹시라도 통역으로 인해 자신의 감정이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을까봐 서툴긴 하지만 두 언어를 섞어가며 진심을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사진과 사인을 얻기 위해 고가의 표를 구입하고 온 관람객들에 대한 운영진의 미숙한 대처는 많은 문제점이 보였습니다.
일본의 아이돌 가수이자 배우로도 활동중인 시노자키 아이도 사인회를 가졌는데요, 제법 매끄러운 발음의 한국어로 인사를 했습니다.
그밖에도 <최유기 리로드 블래스트>의 두 성우분도 오셨고, DC 코믹스의 커버를 그릴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드로잉 작가 김정기 님도 라이브드로잉을 선보이셨습니다.
코믹스, 아트북, 설정집, 원서, 굿즈, 게임, 피규어 등을 파는 업체들의 부스와 그림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아티스트 앨리, 영화 <어벤져스>에서 멤버들이 마지막에 다 같이 모여서 먹었던 음식 슈와마를 판매하는 부스 등으로 인해 관람객의 지갑을 텅텅 비게 만든 행사이기도 했습니다.
저도 두 차례 세션을 진행하면서 이것저것 느낀 것들이 있었는데요, 소품의 선정 하나로도 내용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머릿속의 생각을 사람들에게 잘 전달하는 일은 역시 어렵네요.
이번 첫 코믹콘은 크고 작은 실수들로 인해 주최측의 운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아마도)내년에 2회가 열린다면 더 나은 규모와 발전한 모습으로 본고장에서 느끼는 감동과 재미를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봅니다.